'고금리에 차는 무슨'…1∼3분기 신차 등록 대수, 11년 만에 최소

작년 대비 8.7% 줄어…고금리·전기차 수요 감소 영향
올해 연간 신차 등록도 160만 대 겨우 넘길 듯

올해 1∼3분기 국내 누적 신차 등록 대수가 11년 만에 최소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올해 연간 국내 신차 등록 대수도 2013년 이후 가장 적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고금리 기조와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등에 따른 글로벌 수요 둔화가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오늘(30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국내 신차 등록 대수는 총 120만 9,154대로, 작년 동기 대비 8.7% 감소했습니다.

이는 2013년 1∼3분기 117만 5,010대 이후 가장 적은 수치입니다.

자동차 업계 탈탄소화 여파로 기존 내연기관차(휘발유차·경유차) 등록은 크게 준 반면 그 자리를 메꿔야 할 친환경차(하이브리드차·전기차 등) 등록은 그만큼 늘지 못한 것이 전체 등록 대수를 끌어 내렸습니다.

휘발유차가 신차 등록 중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데, 올해 1∼3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9.6%(64만 1,000대→51만 5,000대) 줄었습니다.

경유차도 22만 8,000대에서 9만 9,000대로 56.7% 급감했습니다.

두 연료별 등록 대수의 총감소 대수는 25만 5,000대에 달합니다.

반면 올해 1∼3분기 하이브리드차 등록 대수는 35만 5,000대로 역대 최다였지만,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6,000대(27.6%)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해 1∼3분기 11만 8,000대에서 올해 1∼3분기 10만 8,000대로 1만 대가량(7.9%) 감소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자료

올해 연간 국내 신차 등록 대수도 160만 대를 겨우 넘기며 11년 만에 최소를 기록할 전망입니다.

앞서 KAMA는 올해 내수 신차 등록 대수가 170만 대로 작년보다 2.8%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부진의 골은 더 깊어진 양상입니다.

2013년 154만 4,000대였던 국내 신차 등록 대수는 2015년 183만 4,000대로 처음으로 180만 대를 넘었고, 2020년에는 코로나 여파로 190만 6,000대까지 증가했습니다. 이어서는 2021년 173만 5,000대, 2022년 168만 4,000대, 2023년 172만 대로 내림세를 보입니다.

자동차 업계는 코로나 확산으로 누적됐던 지연 수요가 지난해 대부분 해소된 가운데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대출받아 신차를 구매하려던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 것이 내수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내수 부진은 지난해부터 예상됐다"며 "다른 선진국에 비해 경기침체 영향을 많이 받는 우리나라에서 소비자들이 고금리 부담으로 신차 구입을 꺼리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조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yeonjomai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