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5.7% 이어 두 달 연속 상승세 둔화
석유류 가격 내렸지만 농산물·외식 물가 크게 올라
석유류 가격 내렸지만 농산물·외식 물가 크게 올라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 중반을 기록해 두 달 연속으로 상승세가 꺾였습니다.
국제 유가 하락에 석유류의 상승률이 낮아졌지만, 농산물 가격과 외식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 먹거리 부담을 키웠습니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3(2020=100)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5.6% 상승했습니다.
지난 7월 6.3% 상승으로 1998년 외환 위기 이후 24년 만에 최고점을 찍고 나서 8월 5.7%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률이 내려간 겁니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물가정점론'이 다시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감산 결정이 석유류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물가 상승세는 7월에 굉장히 높은 수준이었고, 이후 정점을 지났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9월 물가 상승률이 둔화한 데는 국제유가가 한풀 꺾인 영향이 컸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지난 6월 39.6%까지 치솟았던 석유류 상승률은 지난달 16.6%로 둔화했습니다.
경유는 28.4%로 여전히 두 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지만, 휘발유는 5.2%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다만 가공식품은 8.7% 올라 전월(8.4%)보다 더 상승했습니다.
농산물 가격 역시 채소류가 22.1% 폭등하는 등 8.7% 오르며 9월 물가 상승을 주도했습니다.
특히 작황이 좋지 않았던 배추(95.0%)와 무(91.0%)가 두 배 가까이 뛰었고, 파(34.6%)와 풋고추(47.3%) 등도 많이 올랐습니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9.0%로 1992년 7월 이후 3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치킨(10.7%), 생선회(9.6%) 등의 가격이 많이 올랐습니다.
전기·가스·수도는 14.6% 상승하며 역대 최대 상승률을 기록한 전월(15.7%)보다 오름 폭이 둔화했지만 10월부터 전기와 도시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분이 반영되면서 더 오를 전망입니다.
최근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환율 역시 추가적인 물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어 '물가정점론'을 경계하게 합니다.
어운선 심의관은 "석유류와 채소·과실 등 농산물 가격의 오름세가 둔화하면서 물가 상승 폭이 축소됐지만, 환율 상승이 만만치 않으니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9월까지 작년 누계 비 물가 상승률은 5.0%를 기록해 이대로라면 연간 기준으로도 5%를 넘어설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김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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