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국내 중소기업의 수입 물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특별 사업에 나선다고 26일 밝혔다. 수출용 원자재 수급 불안이 지속됨에 따라 수출 기업을 위해 현지 안정적 물류 공급망 구축을 지원할 필요가 있어서다. 또 선박 운항 지연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물류비 부담이 커지고 있어 국민경제에 영향이 큰 수입품목의 공급 안정을 위해서도 수입 물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가죽제품, 핸드백, 귀금속 등 HS코드 2단위 기준 36개류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했지만 올해 할당관세 품목이거나 소재·부품·장비 산업 제조사가 수입하는 품목인 경우 지원받을 수 있다. 할당관세는 원활한 물자수급과 산업경쟁력을 위해 특정 물품의 수입을 촉진할 필요가 있을 경우 품목에 따라 일정한 할당량까지 기본 세율에 최대 40%를 감해서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소재·부품·장비 제조사는 올 1월 시행된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별조치법 시행규칙'의 기업 분류에 포함된 곳이다.
지원대상 기업은 KOTRA가 운영하는 해외 공동물류센터 238곳 중 원하는 지역에서 화물 임시 보관과 통관, 해외 내륙운송 등 서비스를 올해 11월 30일까지 받을 수 있다. KOTRA가 여기에 드는 비용을 중소기업 1개사당 최대 700만원까지 지원한다.
폴리에틸렌 미세 파우더를 수입하는 M사는 "물류 사정을 예측하기 어려워 한 번에 많이 주문해서 해외 공동창고에 보관하다가 저렴한 배편으로 들여오고 싶다"며 "해외 배송대행지처럼 내 주소를 두고 원할 때 꺼내 쓰는 방식으로 이용하면 수입물류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KOTRA가 실시한 중소·중견기업 설문조사에 응한 수입기업 중 24.1%가 '수입을 위한 해외 물류창고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주요 수입품목으로는 원재료가 44.5%로 가장 많고 소비재 34.8%, 중간재 20.7%를 차지했다.
KOTRA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중국 상하이, 호치민 등 전 세계 121개 도시에 한국 기업 전용 공동 물류센터 238곳을 운영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1315개사가 이 서비스를 통해 12억달러 넘게 수출했다. KOTRA는 올 초 미국 로스앤젤레스 항만 적체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우회 루트를 이용하도록 지원했다.
지난 3월부터는 우크라이나 사태 피해 기업에 인근지역 임시 화물 보관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4월에는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물류 애로를 겪는 기업에게 대체 항만 통관과 임시 창고 등 긴급 서비스를 제공해 납기 지연을 최소화했다.
이 외에도 KOTRA는 중소기업 전용으로 전 세계 14개 노선 45개 기항지 선복을 매주 190TEU씩 확보해 제공해 왔다. 지난 5월부터는 대한항공과 협력해 인천~프랑크푸르트, 인천~나리타 화물기 노선에 주간 최대 12t까지 중소기업 수출화물 전용 선적 공간과 운임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유정열 KOTRA 사장은 "세계 경제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어느 때보다도 기민한 대처가 필요하다"며 "다양한 물류 수요에 더욱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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