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상반기 실적 상승을 이끈 두 계열사가 연이어 논란을 빚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사모펀드 매각 건이 노조 반발로 일단락되자 카카오게임즈가 부실 운영 문제로 대표 사과문을 올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공식 카페에 추석 연휴 이후 모바일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이하 우마무스메)' 이용자와 간담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간담회 개최는 앞서 우마무스메 이용자 대표가 카카오게임즈의 부실 운영에 관한 책임을 추궁하면서 요구한 사항 중 하나다.
우마무스메는 일본 사이게임즈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한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지난 6월 국내에 출시 후 11시간 만에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매출 순위 1위에 올랐지만, 곧 부실 운영 논란이 불거졌다.
이용자들은 한국 서버에 제공되는 재화가 일본 서버보다 턱없이 부족한 점과 오역·오타 수정이 지연되는 점, 중요 이벤트를 늦게 공지하는 점 등 문제가 누적되자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카카오게임즈가 공식 카페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집결한 '우마무스메 소비자 일동'은 지난달 말 경기 성남시 판교역에서 마차시위를 벌이며 행동에 나섰고, 이후 서울 여의도에서 트럭시위를 진행했다.
이에 카카오게임즈가 이달 초 두 번째 사과문을 냈으나 이용자들은 '책임자'가 누군지 밝히지 않고, 일보 요구사항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는 이유로 오히려 요구사항을 더욱 강화했다.
결국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사과문을 통해 소통 문제 개선을 보완하겠다고 약속했고, 이후 간담회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공지했다. 진행 일정과 방식은 이용자들과 협의해 정하기로 했는데 이용자 대표 측의 의견에 따라 이달 16~18일 중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의 '우마무스메:프리티 더비' 국내 이용자들이 게임사 측의 운영 방침에 반발하는 항의 문구 현수막을 붙인 마차가 지난달 29일 오전 카카오게임즈 본사가 위치한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인근 도로를 달리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카카오게임즈 논란이 나오기 전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뜨거운 감자였다.
지난 6월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이 사모펀드에 매각된다는 이야기가 처음 거론됐고, 같은 달 카카오모빌리티 측이 이를 인정했다.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중 일부를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매각해 1대 주주에서 2대 주주가 되는 방안이다
이에 노조가 임직원 대상 성명 운동, 기자회견, 사측과의 간담회를 통해 매각 반대 목소리를 냈지만, 매각 의사는 철회되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7월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카카오에 지분 매각 유보를 요청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졌다.
당시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는 "카카오모빌리티 노사가 도출한 사회와의 지속 성장 의지를 존중한다"라며 "이를 구체화해 실행해 나가는 것을 지원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잡음을 낸 두 계열사의 상반기 실적이 두, 세자릿수 성장한 만큼 이번 논란이 향후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카카오의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게임즈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3.8%, 133% 늘었다. 같은 기간 카카오 본사 매출이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전체 실적에 크게 기여했다.
업계는 두 계열사가 3분기에도 매출 증가세를 이어 나갈 것으로 보고 있지만, 어느 정도 영향은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카카오게임즈는 우마무스메에서 발생한 신규 매출이 상반기 실적에 상당한 보탬이 됐는데 현재 인기 순위와 평점이 크게 하락한 데다 이용자들이 80억이 넘는 결제금 환불 소송을 준비하고 있어 간담회에서 어떻게 합의가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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