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도전만에 성공을 거둔 누리호에는 위성의 질량만 모사한 위성 모사체가 실렸던 첫 도전때와 달리 실제 기능을 갖춘 성능검증위성이 탑재됐다.
성능검증위성은 한국형 발사체가 우주 공간상에서 얼마만큼 정확하게 위성을 분리할 수 있는지를 뜻하는 '궤도 투입성능'을 검증하기위해 개발된 실험위성이다. 가로·세로 약 1m, 무게 약 162.5kg의 성능검증위성은 첫번째 목표인 궤도 투입 성능 검증을 마무리 짓고 난 후 약 2년간 그간 개발됐던 우주 핵심 기술을 담은 부품들의 성능을 700km 상공의 우주 공간에서 실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성능검증위성에는 총 5개의 탑재체와 큐브위성 5기(더미위성 1기 포함)가 탑재됐다.성능검증위성과 큐브위성은 우리가 독자개발한 발사체에 최초로 탑재되는 위성이다.
누리호에서 분리되는 순간 성능검증위성은 전원이 공급되는 초기 작업을 수행한다. 안상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우주탐사체계설계부 책임연구원은 "위성이 3단 로켓과 분리되면서 회전(텀블링)을 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위성의 움직임이 예상 범위 내에서 잘 진행되고 있는지를 감지하고 위성의 자세를 안정화 시키는 디스핀 과정을 거친다"며 "발사 후 약 4시간 정도가 지나면 이 과정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세를 잡고 궤도에 안착한 후 지상국과의 교신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확인되면 23일부터 이틀에 한번씩 큐브위성을 내보내게 된다. 큐브위성 제작에는 조선대와 서울대, 연세대, KAIST 가 참여했으며 우주전문인력양성의 일환으로 지난 2년간 설계부터 제작까지 각 대학의 학생들이 모든 과정을 직접 수행했다.
가장 먼저 사출되는 조선대의 큐브위성은 백두산 천지 폭발징후 등을 포함해 광학·중적외선·장적외선 관측을 수행한다. 서울대의 큐브위성은 우주에서 GPS 신호를 받아서 지구 대기관측을 수행하는 과학임무를 목적으로 하며, 연세대 위성은 한반도 서해상공에 있는 미세먼지 흐름을 관측한다. KAIST 위성에는 초분광 카메라가 탑재돼 지구를 촬영하고 이를 지상국으로 송신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안상일 책임연구원은 "원래 총 5개의 큐브위성을 실을 계획을 세웠지만 개발 일정 등을 고려해 총 4개의 큐브위성과 1개의 더미위성을 싣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다"며 "더미위성 사출은 사출관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것으로, 연속 5번의 사출을 성공했을 경우 개발했던 사출관에 대해 더 신뢰성을 쌓을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더미위성을 포함한 5개의 큐브위성을 모두 사출하고 나면 성능검증위성은 2년의 남은 임무기간 동안 위성에 탑재된 부품(탑재체)이 우주 공간 내에서 잘 작동하는지를 검증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성능검증위성에 실린 발열전지의 경우 한국 원자력연구원이 개발했으며 온도차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전지다. 저스텍이 제작한 제어 모멘트 자이로는 고속 자세 제어용 구동기로 위성의 자세를 잡을 때 쓰인다. EMW가 개발한 S밴드 안테나는 우주에서 지상국과 통신을 주고받는 역할을 한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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