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운영 서울시보라매병원 재활의학과·영상의학과 공동 연구팀은 70세 이상 노년 여성이 근육의 자연노화 과정에서 팔다리보다 척추 주변의 근력 감소율이 매우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과학기술논문 추가 인용색인(SCIE)'급 국제학술지인 '노화임상실험연구(Aging Clinical and Experimental Research, IF=4.2)' 최근호에 게재했다고 20일 밝혔다.
척추는 인간의 목에서부터 등, 허리, 꼬리 부분에 이르기까지 우리 인체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주요 골격을 유지하도록 하는 뼈다. 척추 안에는 뇌와 말초기관들을 잇는 매우 중요한 신경통로인 척수가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척추 뒤쪽에 붙어있는 큰 근육인 '척추 신전근육'은 인체가 바로 서고 걷는 데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보라매병원 재활의학과 이상윤 교수·영상의학과 김동현 교수 공동 연구팀은 지역사회 노인코호트를 구축하고, 연구대상자로 선정된 70세 이상 노년 여성을 1년간 추적 관찰해 신체 근육량과 근력 등 노년기 여성에서 나타나는 신체 전반의 자연노화 과정을 연구했다. 연구는 대상자의 사지 근육량과 악력, 보행속도와 같은 신체기능검사와 함께 척추 CT 검사 결과를 3차원 영상기법으로 분석해 척추 신전근육의 부피와 단면적을 분석하는 형태로 진행됐으며, 척추를 펼 수 있는 정도를 측정하는 전만각도평가도 시행됐다.
1년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대상자들에서 사지 근육량, 악력, 보행속도 등의 자연 감소가 나타났지만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 수준은 아니었다.
그러나 신체 근력과 관련한 지표들을 분석한 결과에서 전체 대상자들의 척추 전만각도는 평균적으로 약 8%가량 감소했으며, 척추 신전근력의 감소율은 무려 15%에 달했다. 이에 연구진은 노년 여성의 신체 여러 근육 중에서도 척추 근력의 감소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판단했다.
김동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70대 이상인 여성 노인에서 사지에 비해 척추근육의 근력 및 기능저하가 더욱 빠르게 진행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따라서 근골격계 노화에 따른 신체기능 변화를 보다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서는 척추 신전근력과 척추 전만 각도를 함께 측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상윤 교수는 "사람은 자연적인 노화 과정에서 골격근량과 근력이 점진적으로 저하되는데, 신체를 지지하는 척추의 근력이 크게 감소할 경우 낙상과 골절의 위험이 상승하고 다양한 퇴행성 근골격계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노년기에는 꾸준한 근력 운동과 단백질 영양섭취를 통해 근력 손실을 최소화하고, 신체 전반의 기능변화를 주기적으로 검사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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