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이식술을 할 때 환자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수술 후 남는 흉터와 이식된 피부의 재생이다. 피부 이식술을 주도하는 의료인의 숙련도에 따라 봉합 후 흉터의 깊이가 달라질 뿐만 아니라, 봉합 부위의 상처가 회복되는 데만 한 달이 넘게 걸리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홍합접착단백질을 이용해 상처 회복이 빠르고 흉터가 거의 생기지 않는 의료접착제를 개발해 눈길을 끈다. 이 접착제로 피부를 이식하면 봉합실 없이도 피부를 효과적으로 되살릴 수 있다.
POSTECH 화학공학과 차형준 교수·박우형 석사·통합과정 이재윤 씨 연구팀은 한국화학연구원 김효정 박사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두 가지 약물이 담긴 피부 이식용 의료접착제를 개발했다.
'흉터 없는' 피부 이식술의 가능성을 제시한 이 연구성과는 화학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팀은 알란토인과 표피생장인자를 액상체 제형의 홍합접착단백질에 담아 의료접착제를 만들었다. 이 의료접착제를 바르면 상처 재생 단계에 따라 두 가지 약물이 차례대로 방출돼 작용하며 피부가 재생된다.
연구 결과 기존 피부 이식술에 사용됐던 봉합실보다 상처 부위가 효과적으로 회복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식 환부의 모낭 손실이 극히 적었으며, 콜라겐과 주요 피부 인자가 효과적으로 되살아났다.
이 의료접착제는 봉합실과 달리 상처 부위에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 데다가, 생체물질인 홍합접착단백질을 사용해 인체에 무해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차형준 교수는 "우리나라 원천소재인 홍합접착단백질 기반의 의료접착제를 피부 이식술에 사용해 흉터를 최소화하고 피부 재생을 촉진시켰다"며 "이 연구성과는 조직 재생이 필요한 다양한 환부의 이식 수술에도 성공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홍합접착단백질 소재 기술은 네이처글루텍에 기술이전됐고, 이중 표피외 연조직용 의료접착제인 픽스라이트 제품은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거쳐 임상을 진행 중이다. 액상체 제형의 의료접착제는 제품화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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