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가 KT·패션업계와 손 잡고 오는 11월 가상공간(메타버스) 전용 의상을 선보인다. 메타버스가 MZ(밀레니얼+Z)세대 새로운 놀이공간으로 떠오르면서 신사업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산업부는 3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메타패션 제작 발표회를 열었다. 민간이 주도하는 '패션테크 클러스터' 조성 방안 마련을 위한 사업기획단 출범식도 동시에 개최했다. 산업부는 이 자리에서 약 30벌에 달하는 메타버스 전용 의상 출시 계획을 밝혔다.
세계적인 가상의류 제작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클로버추얼 패션이 기술적 지원을 맡았다. KT는 메타패션 유통 플랫폼을 구축하고 소비자들이 실제 구매, 착장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 개발과 배포를 담당한다. BTS가 착용한 한복을 제작한 황이슬 디자이너 , 세계 4대 패션위크에 동시 초청받은 김보민 디자이너, 지난해 한국디자이너패션어워즈 최우수상을 수상한 고태용 디저이너가 함께한다.
산업부가 메타패션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시장 성장성이 있다. 메타패션 시장규모는 2030년 550억달러(약 68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타패션을 포괄하는 패션테크 시장은 10년 내 1000억달러(12조 3900억원)를 성장할 것이라는 게 정부는 추산한다. 패션테크는 패션이 디지털 기술을 만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메타패션을 비롯해 ▲스마트의류 ▲개인맞춤형 패션 ▲가상피팅 등이 포함된다. 메타패션은 옷감의 재질이나 색감 등의 제약으로 현실에서 구현이 어려운 패션을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제작한 이미지 또는 동영상이 포함된다. 넓게는 메타버스상 아바타의 스킨도 해당한다.
메타패션이 주목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친환경성'이다. 보통 실제 청바지 한 벌 제작하는 데는 물 7000ℓ가 필요하지만, 디지털 의류에는 메타패션 디자이너가 마실 카페라떼 8잔이면 충분하다. 가치소비에 익숙한 MZ세대에게 디지털 패션이 어느때보다 각광받는 이유다.
장영진 산업부 차관은 "메타패션은 섬유패션 시장의 대표적인 '제조의 서비스화' 분야로서 반드시 잡아야 할 블루오션"이라면서 "우리가 글로벌 브랜드를 창출하고 시장을 선점하면 패션 선진국 진입도 가능하다"고 했다. 또 "젊은이에게 창작 기회를 마음껏 제공할 수 있고 패션의 부가가치도 높다"고 덧붙였다.
메타패션을 디자인할 국내 유명 패션 디자이너 3인은 유명인들과 협업으로 주목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김보민 디자이너는 이동국의 딸이자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재시와 손을 잡았다. '사람과 세상을 아름답게'라는 주제로 메타패션 작품을 선보인다. 황이슬 디자이너는 배우 한선화와 함께 '시간여행자'를 주제로 수백 년 전 과거의 복식을 현대적인 느낌으로 재해석한다. 고태용 디자이너는 가수 라비와 전통 민화를 작품으로 구현할 예정이다.
사업기획단 출범식에서는 과감한 인센티브와 규제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기업과 대학, 연구소 유치를 위해 ▲법인세·소득세 3년간 면제 ▲취득세·재산세 최대 15년 간 면제·감면 ▲건설·입주자금 융자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산업부는 오는 9월 패션테크 클러스트 조성안이 수립되는 대로 지방자지단체 대상 설명회를 열고, 올해 안에 대상 지자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어 내년부터 본격적인 클러스터 구축사업에 착수키로 했다.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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