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업체가 지난해 국내 외식시장에서 전례 없는 실적을 기록했다. 파파존스와 버거킹 등 글로벌 브랜드는 물론, 국내 치킨 3사도 배달 특수를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파파존스는 지난해 국내에서 618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냈다. 전년보다 17.6% 상승한 수준으로, 지난 2002년 12월 회사가 설립된 이래 사상 최고다.
이 기간 영업이익도 6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39.7% 늘어났다.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38.1% 올라 45억원을 웃돌았다. 한국파파존스는 2019년까지만 해도 매출이 많아야 300억원대에 그쳤으나, 코로나19 확산 후 2020년 36.6%, 2021년 60.6% 전년 대비 각각 상승했다.
버거킹도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버거킹은 지난해 매출이 6784억원으로 전년보다 18.7% 늘었다고 이달 24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204% 성장한 248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120억원에 달한다.
두 기업이 이 같은 성장세를 보인 건 코로나19 확산이 길어지면서 주문 수요가 꾸준했던 까닭이다. 통계청의 '2021년 12월 및 연간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 중 음식서비스 배달액은 25조6847억원에 달한다. 전년보다 48% 이상 늘었다.
특히 버거킹의 경우 지난해 전체 매출 중 90% 이상이 디지털 채널에서 발생했다. 매장을 찾는 소비자보다 배달 수요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의미다. 버거킹이 전 세계에 진출해 있는 국가 중 가장 높은 비중이다.
호황은 글로벌 브랜드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금감원에 따르면 교촌치킨의 운영사 교촌에프앤비의 지난해 매출(연결기준)은 5076억원에 달했다. 1년 전보다 13.4%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고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 기간 교촌에프앤비의 영업이익은 410억원, 당기순이익은 28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수준이나, 당기순이익이 1년 전보다 25.5% 늘었다. 해외·신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금전적 손실을 보완한 결과로 풀이된다.치킨 3사 중 bhc와 제너시스 BBQ는 아직 지난해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외식업계에서는 두 회사 모두 종전 매출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외식업계에 따르면 bhc는 2020년 연매출 4004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데 이어 지난해 매출액이 500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또 2020년 연매출 3346억원을 기록한 제너시스BBQ는 지난해 매출액이 4000억원 내외일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들의 실적이 독보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개 식품업계에서는 전년보다 매출이 10% 안팎으로 성장하면 호실적으로 보는데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는 15~20% 성장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배달 주문이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 수요가 이들 업체에 집중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브랜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자영업자들은 상대적으로 밀릴 수밖에 없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업체가 지탄받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나, 일반 자영업자로서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느끼기 쉬운 구조"라며 "동네마다 우후죽순 치킨집이 들어서는 이유도 창업자들이 이런 시장 분위기를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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