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전증은 심장의 기능에 이상이 생겨 혈액을 원활히 공급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돌연사의 주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국내 연구팀이 심장의 전기활동과 수축력을 조절하는 새로운 기전을 규명했다. 이번 발견은 향후 새로운 심부전 치료제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1일 한국연구재단은 인제대학교 심혈관대사질환센터 한진·김형규 교수 연구팀이 '세레블론' 단백질의 새로운 기능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세레블론 단백질이 심장 수축력을 조절하는 칼슘 통로를 직접적으로 분해한다는 것이다. 칼슘 통로는 심장의 정상적 전기활동과 심장 수축을 조절하는 핵심 이온 통로다. 기능 이상 때에는 다양한 심장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심부전 환자 심장에서 세레블론 유전자가 발현돼 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생쥐 모델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세레블론 단백질이 심장 수축력을 조절하는 칼슘 통로를 분해하는 것을 발견하고, 분해가 칼슘 통로 기능 저하의 직접적인 원인임을 확인했다.
실제 세레블론 발현이 적은 생쥐는 더 나은 심장 수축력을 가지고, 심장질환에 대한 저항성을 가졌다.
김 교수는 "심장질환 환자의 주요 사망원인으로 꼽히는 수축기 심부전 치료의 명확한 표준 체계가 없었다"며 "이번 세레블론-칼슘통로 신호전달체계 규명이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심장질환은 암에 이어 국내 사망률 2위에 이르는 질환이다. 기존 연구에서는 심부전 환자의 심장 수축력이 감소하는 근원적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특히 수축력을 조절하는 칼슘 통로의 기능 저하 원인이 알려지지 않았다. 대부분 치료는 생존율과 증상 개선을 위해 고지혈증·고혈압 약물을 사용하거나 수술적 요법이 함께 사용됐다.
세레블론은 특정 단백질의 분해를 결정해 다양한 세포기능을 조절하는 단백질로 2004년 최초로 발견됐다. 이번 연구 성과는 심혈관 질환 국제학술지 유럽 심장저널에 지난달 22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정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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