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13 인기에 힘입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6주 연속 1위를 달성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수년째 0%대 점유율로 고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상반되는 행보다.
14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13이 출시된 2021년 39주차(9.20~26) 1위를 시작으로, 52주차(12.20~26)까지 총 9차례 1위(판매량 기준)를 차지했다.
출시 초에는 판매량이 매주 하락했으나 47주차에 1위를 재탈한 애플은 이후 6주 연속 1위를 지켰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인 비보, 오포와의 점유율 격차도 더욱 벌어졌다.
아이폰13 시리즈 중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기본 모델인 아이폰13(51%)이었다. 이어 아이폰13 프로맥스(25%), 아이폰13 프로(21%), 아이폰13 미니(5%) 순이었다.
중국에서 아이폰13 흥행에 대해 카운터포인트는 "전작인 아이폰12 대비 출고가가 인하된 효과"라며 "고가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사인 화웨이가 미국의 무역 제재로 부진하면서 나타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의 강력한 제재로 화웨이가 휘청이면서, 중국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독주가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중저가 시장에선 비보, 오포, 샤오미 등 중국 브랜드가 선전하고 있지만,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의 적수가 없다는 평가다.
반면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 점유율 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세계 시장 1위 업체인 삼성이 가장 고전하고 있는 곳이 바로 중국 시장이다.
물론 삼성전자가 처음부터 이 같은 점유율을 보인 것은 아니었다. 2013∼2014년만해도 삼성 스마트폰의 중국 점유율은 20%대를 웃돌며 승승장구 했다. 그러나 2019년부터 1% 미만대로 떨어지더니 현재 0%대를 유지 중이다.
삼성의 중국시장 점유율 하락 요인은 최근 몇년새 중국 브랜드 샤오미, 화웨이, 오포, 비보, 리얼미 등의 급성장이 꼽힌다. 더불어 2016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논란으로 반한 감정이 확산되고 같은 해 갤럭시노트7 폭발 사태로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매운동이 일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중국 시장은 '애국 소비' 성향이 짙어 해외 브랜드를 배제하는 경향도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민수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화웨이의 제품 수급이 제한적이라는 점과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다른 중국 업체의 낮은 점유율을 고려하면, 애플은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중국 시장에서 상당 기간 선전할 가능성이 있다"며 "애플의 성공은 중국 재진출을 노린 삼성전자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분석했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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