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동설한에 밤시간이 길지만, 잠 못들고 뒤척이는 한국인은 되레 늘어나고 있다.
만성적인 수면 장애는 낮 시간대 근무 의욕을 떨어뜨리고, 피로가 누적될 경우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의료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2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은 건강보험 적용대상자는 64만1806명에 달한다. 2014년 41만5502명과 비교하면 5년 만에 54%나 늘었다.
한국인의 평균 수면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학업에 지친 청소년은 더 심하다. 한국청소년연구원에 따르면 한국 청소년의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 18분에 불과하다. OECD 평균보다 1시간 이상 적다.
배달 라이더,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 소방공무원 등 코로나로 인해 업무가 크게 늘어난 직장인들은 수면 시간이 더 많이 줄었다. 수면 활동 역시 불규칙해졌다.
수면장애는 ▲밤에 잠들기 힘든 경우, 잠은 들지만 자주 깨는 경우, 새벽에 너무 일찍 잠에서 깨는 경우를 포함하는 '불면증' ▲야간에 6시간 이상 충분한 수면을 취했는데도 낮 시간 동안 심한 졸음을 호소하는 '기면증' ▲잠들 무렵 다리에 불편감이 느껴져 잠들지 못하는 '하지불안증후군' ▲수면 중 호흡이 멈추는 현상이 하룻밤에 40회 이상 발생해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수면무호흡증' 등을 통칭한다.
수면장애를 방치하면 심각한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면장애가 계속되면 뇌 크기가 점차 줄어들어 노인성 치매의 발병 위험을 높아진다.
특히 60세 이상 노인에서 수면장애와 뇌 크기 축소 사이의 상관관계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또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고혈압, 심혈관 질환, 당뇨, 비만 등 만성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질 뿐 아니라 정신적 피로 누적으로 인한 우울증도 야기할 수 있다고 의료계는 경고한다.
불면증 치료의 경우 복합적이다. 수면 위생 향상, 인지행동 치료, 약물치료 등을 병행할 수 있는데, 처음 불면증을 호소하며 병원에 가면 우선 비약물적 치료부터 시작한다.
비약물적 치료는 건강한 수면 습관을 뜻하는 수면위생을 지키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수면 위생이란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기상 시간을 정해 놓고 2시간 이상 벗어나지 않는 것, 잠 자기 3~6시간 전에는 카페인 섭취나 음주·흡연을 피하는 것 등이 수면위생에 포함된다.
증상이 심해지면 의사의 처방에 따라 약물 치료를 병행한다.
수면장애를 피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 건강한 수면을 방해하는 요인들로부터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수면장애를 피하기 위한 생활습관으로는 ▲15분 이상의 낮잠 피하기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기 ▲자기 30분 전 부담 없는 독서나 이완 요법 ▲새벽에 깨서 시계 보는 것 삼가기 ▲술·담배·커피 피하기 ▲매일 40분 내외의 운동을 잠들기 4~5시간 전에는 끝내기 ▲잠들기 2시간 전 온욕 ▲침실의 소음과 빛의 통제 등이다.
또 일조량이 주는 겨울철에 오전에 햇빛을 30분 이상 쬐는 것도 방법이다. 숙면에 도움이 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은 햇빛을 쬐기 시작한 후 15분 후부터 분비된다. 특히 눈으로 햇빛이 들어오는 것이 좋은만큼 야외활동을 하더라도 선글라스나 선캡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한경우 매경닷컴 기자 case10@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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