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이사회가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전날 LG유플러스와 LG디스플레이를 시작으로 ㈜LG, LG전자, LG화학 등 주요 계열사는 오늘 이사회를 열고 연말 인사안을 확정한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LG와 LG화학, LG전자 등 주요 계열사는 이날 정기 이사회를 차례로 열고 연말 인사안을 결정한다. 당초 LG그룹 인사는 '안정 속 변화'를 꾀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구본준 LG 고문의 계열분리와 LG에너지솔루션 출범 등에 따라 인사폭이 당초 예상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이사회에서는 구 고문이 LG상사와 판토스, LG하우시스 등을 거느리고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하는 방안을 확정한다. 구 고문은 고(故)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며, 고 구본무 전 LG 회장의 동생이다.
2018년 5월 구본무 회장이 별세하고 구광모 회장이 LG 대표이사에 선임되자 구 고문은 경영일선에서 즉각 물러나 연말인사에서 퇴임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룹을 떠난 당시부터 재계에서는 구 고문이 조만간 비주력 계열사 1~2곳을 떼어내 계열분리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선 구 고문은 올해 LG상사와 LG하우시스, 판토스 등을 거느리고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하는 방안이 이날 이사회 결의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구 고문은 ㈜LG 지분 7.72%를 갖고 있다. 이를 활용해 구 고문은 LG상사와 LG하우시스 등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형태로 독립할 것으로 보인다. 구 고문이 보유한 ㈜LG 지분을 ㈜LG가 보유한 LG상사·LG하우시스 지분과 교환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LG상사는 물류 회사인 판토스(지분율 51%)를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그룹 안팎에서는 반도체 설계 회사인 실리콘웍스, 화학 소재 제조사인 LG MMA의 추가 분리 전망도 나온다. 이 같은 방안에 대해 재계에서는 그룹의 핵심 사업인 전자와 화학 계열사에 큰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구 고문의 자금력으로 계열 분리가 가능하며, 그룹 내에서도 드물게 도전적인 성향으로 평가받는 구 고문 스타일과도 맞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이사회 이후 발표될 임원인사도 관심사다. 계열분리에 따라 기존의 임원체계에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어제 LG유플러스 연말인사를 통해 용퇴를 발표한 하현회 부회장이 LG상사나 LG하우시스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하 부회장은 구 고문의 측근으로 이번에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되는 LG상사와 하우시스 등에서 중책을 맡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밖에 지난해 조성진 부회장 퇴임으로 LG전자 CEO에 오른 권봉석 LG전자 사장의 승진 여부와 권영수 LG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등의 유임 유무가 이번 인사의 관심사로 떠오른다.
한편 LG그룹 일부 계열사들은 올해 코로나19 거리두기 단계 강화 등을 고려해 온라인 비대면 이사회를 결정했다. 전날 LG디스플레이와 LG유플러스는 비대면으로 이사회를 진행했다.
[김승한 기자 winone@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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