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면적 감소와 작황 부진으로 국산 콩 생산량이 감소하며 콩 값이 상승하고 있다.
2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국산 흰콩(35㎏) 평균 도매가격은 지난해 동기 대비 13.4% 상승한 21만 3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500g 소매 가격의 경우도 지난해 동기 대비 7.3% 상승한 5096원을 기록했다.
국산 콩 가격 상승 원인으로는 생육 기간 긴 장마로 인한 습기 피해와 개화기 태풍으로 인해 꼬투리에 콩이 달라붙는 착협률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10일부터 17일까지 이뤄진 농업관측본부 표본 농가조사에 따르면 올해 콩 작황량은 지난해 대비 73.9%로 조사됐다. 크기가 지난해보다 작다는 응답이 67.3%, 외관과 윤기인 색택이 안 좋다는 응답도 각각 63.7%, 57.6%로 나타나 품질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배면적 감소도 가격 상승 원인으로 지목된다. 통계청 발표치에 따르면 국내 콩 재배 면적은 5만 5008ha로 지난해 대비 6% 감소했다. 기상악화로 인한 전작 작물의 수확 지연 등으로 파종을 포기한 농가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단위 면적 당 생산량도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단위 면적 당 생산량은 올해 160kg/10ha로 지난해와 평년 180kg/10ha 대비 11.4%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 콩 생산량도 8만 7742t으로 지난해 10만 5340t 대비 16.7% 감소했다.
가정 내 수요 증가도 원인이다. 지선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곡물관측팀 연구원은 "코로나19 등으로 내식 소비가 늘면서 일반 가정 내 수요가 증가했다"며 "일반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 인상 요인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생산량이 감소된 가운데 해외 상황도 좋지 않다. 올해 초 마무리된 1차 미중무역협상에 따라 중국이 미국산 콩을 대량으로 사재기하고 있다. 미국 시카고 선물거래소 콩 선물 거래가격은 11월 5일 406달러를 기록하고 꾸준히 상승 중이다. 400달러 돌파는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지선우 연구원은 "수입 콩이 올라서 국산 콩이 올랐다는 것은 아니지만 가격을 관망할 필요는 있다"며 "미국산에서도 해콩이 나오면 현재보다 가격이 내려가겠지만 향후에도 가격과 수입량에서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콩나물콩 생산량은 재배면적이 4628ha 지난해 대비 8.6% 감소에도 불구하고 생산량 5956t을 기록해 작황이 소폭 회복되며 지난해 대비 4.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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