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절반이 넘는 가구가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19와 긴 장마·집중호우로 일자리가 줄어든 데다 내수 위축으로 대면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영세 자영업자의 매출마저 위축된 결과입니다.
오늘(22일) 통계청의 가계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3분기 중 2인 이상 전국가구 중 1분위의 적자가구 비율은 50.9%를 기록했습니다.
소득 하위 20% 가구의 절반 이상이 매월 적자를 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적자가구는 처분가능소득(소득-비소비지출)보다 소비지출이 큰 가구입니다. 한마디로 번 돈 이상을 쓴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소득·지출 내역을 들여다보면 이들 가구의 적자가 단순히 소비 행태의 문제가 아님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버는 돈이 적어 필수 지출만 해도 원래 적자를 보는 구조인 가운데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이런 상황이 더욱 나빠진 것입니다.
3분기 중 1분위 가구가 벌어들인 소득은 매월 163만7천 원으로 1년 전보다 1.1% 줄었습니다.
근로소득이 55만3천 원으로 1년 전 대비 10.7% 급감한 가운데 사업소득도 27만6천 원으로 8.1% 감소했습니다.
8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2차 확산으로 내수 소비가 위축된 데다 긴 장마와 집중호우로 일거리마저 줄어 소득의 65%를 차지하는 근로소득과 19%를 차지하는 사업소득이 각각 10% 안팎 줄어버린 것입니다.
정부의 공적 지원금이 월 59만5천 원 투입됐으나 시장소득 감소 폭이 워낙 크다 보니 소득 감소의 흐름을 돌려놓진 못했습니다.
이들 가구는 지출을 1년 전보다 3.6%나 줄였으나 적자를 면치 못했습니다. 지출 규모가 매월 188만1천 원으로 소득 규모(163만7천 원)를 크게 넘어섰기 때문입니다.
3분기 중 1분위 가구의 평균 적자는 매월 24만4천 원이었습니다. 분기 기준으로 하면 73만2천 원의 적자가 쌓인 것입니다.
1분위의 적자가구 비율이 50%를 넘어선 것은 3분기 기준으로 2013년 이후 7년 만에 나타난 현상입니다. 2014년 이후 지난해까지(2017~2018년은 연간 단위로만 조사) 43%에서 49%대 사이를 오르내리다 올해 50%를 넘어섰습니다.
5분위(소득 상위 20%가구)의 적자가구 비율이 7.0%임을 감안하면 1분위가 7배 이상 높습니다.
적자가구 비율은 소득분위가 올라갈수록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3분기 기준으로 2분위가 23.9%, 3분위는 14.8%, 4분위는 10.6%다. 가구 전체로 보면 21.4%가 적자가구입니다.
정부는 임시·일용직 근로자와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의 시장소득 감소가 커 정부 지원만으로는 소득·분배 여건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4차 추가경정예산 사업 중 고소득 수혜 계층이 많은 아동특별돌봄지원금이 가장 먼저 지급돼 3분기 통계에 반영된 점도 분배 지표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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