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소아청소년 비알콜성지방간 유병률이 15년사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비만도 비슷한 증가세를 보여 소아비만이 간 질환 발병위험을 증가시키는 원인으로 해석된다.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소화기내과 박승하 교수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0세부터 19세 소아·청소년 4,448명의 비알콜성지방간 유병률 분석한 결과, 15년사이 44%나 증가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팀은 소아청소년의 비알콜성지방간 유병률 변화를 보기위해 2001~2005년 2,383명과 2015~2017년 2,065명의 데이터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비알코올성지방간 유병률은 2001~2005년 7.8%에서 2015~2017년 11.2%로 44%가량 증가했다.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증가폭이 컸다. 남학생은 10.6%에서 14.7%로 38.6% 증가했고, 여학생은 4.6%에서 7.4%로 60.8%로 비알콜성지방간 유병률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비만도 7.3%에서 10.6%로 45.2% 증가해 비알코올성지방간 유병률과 비슷한 증가세를 보였다. 복부 비만도 10.0%에서 12.8%로 증가했다.
반면, B형 간염 유병률은 2001~2005년 1.4%에서 2015~2017년 0.3%로 크게 감소했다. C형 간염 유병률은 2015~2017년 0.1%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이번에 사용한 비알코올성지방간 기준은 ALT(알라닌 아미노 분해효소) 수치로, 간세포 손상을 받으면 농도 수치가 올라간다. 현재 한국에서는 ALT 수치가 남학생은 33(IU/L) 이상, 여학생은 25 이상일 때 비알코올성지방간으로 본다. 최근 북미 소화기학회에서 발표한 기준은 남학생 26 이상, 여학생 22 이상일 때 비알콜성지방간을 의심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또 북미 소화기학회는 ALT 수치가 비알코올성지방간을 선별하는 최선의 검사이며, 소아청소년 성별에 따라 기준을 달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미국 기준과 한국 기준을 모두 적용했을 때 증가폭이 모두 비슷하게 나왔다고 밝혔다. 박승하 교수는 "소아비만이 줄지 않는 이상 비알콜성지방간 유병률도 지속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아청소년기 비알코올성지방간은 심혈관 질환과 당뇨병 뿐만 아니라 간경변증, 지방간염 등 간관련 사망률도 증가시킬 수 있어 어릴 때부터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이어 "음료수나 패스트푸드 등 서구화된 음식, 그중에서도 과당이 지방간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다. 과당은 간에서만 대사해 알코올과 같이 간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소아청소년시기에는 과당섭취 줄이고 식단과 운동, 체중관리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SCI 국제학술지, 영국 국제소아건강학회지(Paediatrics and International Child Health) 최근호에 발표됐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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