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의 수익성이 매출원가율과 판매관리비율 상승 등에 기인해 2014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성장성과 안정성도 모두 악화돼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이자를 낼 만큼의 돈도 못 버는 이른바 '좀비기업' 비중이 통계이래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9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매출액영업이익률)은 4.2%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0.6%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기업이 1000원어치를 팔아 42원을 남겨 전년 보다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의미다. 앞서 국내 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수익성)은 2015~2017년 개선 추세를 보이다 2018년부터 경영여건이 다시 악화, 지난해에는 2014년(4.0%)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김대진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매출액 자체가 줄다보니 전체적으로 이익이 하락했다"며 "지난해 주요국의 성장세가 둔화된 부분이 있고 글로벌 통상 관계에서 마찰을 빚어 기업의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기업별로는 대기업이 7.2%에서 4.8%로, 중소기업이 3.5%에서 3.4%로 매출액영업이익률이 모두 하락했다.
매출액증가율은 지난해 0.4%를 나타내 전년의 4.0%에서 큰 폭 하락했다. 이 기간 기업별로는 대기업이 2.7%에서 -2.3%로 역성장했으며, 중소기업 역시 5.9%에서 4.2%로 매출액증가율이 하락했다. 대기업 매출액증가율이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2016년(-1.31%) 이후 처음이다.
기업의 안정성을 평가하는 부채비율은 111.1%에서 115.7%로 상승했으며, 차입금의존도도 29.5%로 전년의 28.8%보다 높아졌다. 기업별로 보면 대기업(92.1%→94.9%)과 중소기업(159.5%→162.3%)에서 부채비율이 모두 악화됐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대기업(23.8%→23.9%)과 중소기업(38.2%→38.8%)에서 모두 상승했다.
영업이익률이 하락하고 금융부담은 늘면서 지난해 기업의 이자보상비율(470.9%→326.5%) 역시 전년보다 악화됐다. 이자보상비율을 구간별로 나누어보면 100% 미만(35.2→36.6%)과 100~300% 미만(16.8→16.9%)의 기업수 비중은 확대된 반면, 300% 이상 기업수의 비중은 축소됐다. 김대진 팀장은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은 2009년 통계이래 최대"라고 말했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눠 100을 곱한 비율로 100% 이상이면 기업이 장사를 해 남긴 수익으로 이자를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100% 이하면 수익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이자를 낼 만큼의 돈도 못 벌었다는 것이다.
이번 결과는 한은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 74만1408개(제조업 15만9328개+비제조업 58만2080개)를 조사한 것이다.
[전종헌 기자 cap@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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