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가 1년만에 소형 SUV부터 픽업트럭까지 아우르는 RV를 잇따라 선보이면서 'RV 전문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다.
쉐보레는 지난해부터 트래버스, 콜로라도, 트레일블레이저를 차례로 출시하며 라인업의 절반 이상을 RV로 채워넣었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쉐보레 포트폴리오의 60%가 SUV가 될 것"이라고 예고한 지 불과 1년만이다.
쉐보레의 RV 전문 브랜드 전략은 수치상으로도 많은 변화를 기록했다. 트래버스는 수입 대형 SUV 시장에서 월간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콜로라도는 수입자동차 협회 기준 2020년 상반기 등록모델 톱5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지엠이 개발부터 생산까지 담당한 트레일블레이저도 지난 8월까지 수출 8만대를 돌파하며 경영정상화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는 중이다.
쉐보레 RV 인기는 SUV 대세와 코로나19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 레저활동에 대한 관심 증가가 맞물린 결과다. 차박과 캠핑 등의 언택트 여행 트렌드가 각광받으며 RV 인기를 견인하는 추세다.
쉐보레는 최근 출시한 픽업트럭 리얼 뉴 콜로라도도 차박과 캠핑에 최적화돼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쉐보레는 이처럼 국내에서 신흥 RV 명가로 자리잡고 있다. 사실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쉐보레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전통 RV 명가다. 현재 대세가 된 SUV의 원조도 쉐보레다.
리얼 뉴 콜로라도 [사진 제공 = 쉐보레]
1935년 탄생한 쉐보레 서버번 캐리올(Suburban Carryall) 8인승 모델은 쉐보레가 0.5톤 상업용 트럭을 기반으로 제작한 세계 최초 SUV다.이후에도 쉐보레는 1969년 K5 블레이저(K5 Blazer), 1995년 블레이저(Blazer) 등 매번 진화된 SUV를 차례로 내놓으며 SUV 선구자로 자리잡았다.
트랙스(Trax), 트래버스(Traverse), 타호(Tahoe)와 같은 현재의 진일보한 SUV 이같은 역사와 노하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쉐보레는 차박과 캠핑의 결정판으로 주목받는 픽업트럭을 102년 전인 1918년에 선보였다. 지금까지 팔려나간 쉐보레 트럭만 해도 작년 기준으로 8500만대가 넘는다.
현재 쉐보레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중형(Mid-size) 픽업과 라이트듀티 (Light duty) 대형 픽업, 헤비듀티(Heavy duty) 대형 픽업 세 가지 트럭 포트폴리오를 모두 갖춘 대표 픽업 트럭 브랜드다.
쉐보레는 콜로라도, 실버라도, 실버라도 HD 라인업을 통해 아메리칸 픽업트럭의 매력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 중 국내 정통 픽업 트럭 시장을 개척한 콜로라도는 2014년 출시 이후 지금까지 총 58만대 이상 판매되며 미국 중형 픽업트럭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다.
쉐보레 RV의 특징은 커다란 차체다. 큰 차를 선호하는 미국인의 카라이프에 최적화된 '정통 아메리칸 스타일 RV'로 국내에서도 차박과 캠핑에 가장 적합하다.
트래버스 [사진 제공 = 쉐보레]
대형 SUV 트래버스는 국내 판매 중인 세단과 SUV 등 승용모델을 통틀어 가장 긴 차체를 보유했다. 트래버스의 전장은 5200mm로 경쟁모델인 포드 익스플로러와 비교하면 150mm나 더 길다.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 역시 3073mm로 경쟁 모델 가운데 가장 넓은 수치를 보인다. 또 2열과 3열 시트를 모두 폴딩할 경우 적재량이 최대 2780L까지 늘어나 부피가 큰 짐을 적재할 수 있다.
성인 두 명이 편히 누울 수 있는 공간도 만들어져 차박 캠핑 전용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콜로라도 역시 정통 픽업 모델답게 전장이 5415mm, 전폭이 1887mm, 전고가 1830mm에 달하고 당당한 외모를 지녔다.
3258mm의 동급 최대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넉넉한 실내공간과 1170리터에 이르는 넉넉한 화물적재 능력도 매력적이다.
이밖에도 트레일러를 연결할 수 있는 히치와 트레일링 전용 각종 안전장비 적용으로 외부 공간 확장이 가능해 캠핑에 최적화된 RV로 평가 받고있다.
소형 SUV인 트레일블레이저도 예외는 아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사륜구동 시스템을 탑재한 동급 정통 SUV 중 가장 크다. 소형 SUV를 뛰어넘는 실내공간을 실현하면서 차박이나 캠핑용으로도 충분히 쓸 수 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기존 소형 SUV 소비자들이 좁은 공간에 대한 불편을 느끼는 것에 착안해, 설계 단계부터 공간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SUV로 만들어졌다.
최대 전장은 4425mm로 기존 국산 소형 SUV 비교하면 20~300mm 가량 차체가 길다. 듬직한 크기와 함께 튼튼한 차체 강성도 갖췄다.
트레일블레이저 [사진 제공 = 쉐보레]
쉐보레는 오프로드 주행이 가능한 고강성 차체를 위해 포스코의 기가스틸 22%를 포함, 트레일블레이저 차체의 78%에 이르는 광범위한 부위에 고장력 및 초고장력 강판을 적용해 가벼우면서도 뛰어난 강성을 확보했다.전천후 주행 성능과 차체 안정성을 향상시켜주는 AWD 시스템도 갖췄다.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래버스에 탑재된 스위처블 AWD(Switchable AWD) 시스템은 상황에 따라 주행 중 간단한 버튼 조작만으로 FWD(전륜구동) 모드와 AWD(사륜구동) 모드를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다.
도심 주행에 특화된 경쟁 SUV와 달리 오프로드 주행도 문제없어 캠핑 사이트의 한계를 넓힐 수 있다는 뜻이다.
콜로라도는 전자식 오토트랙 액티브 4×4로 불리는 콜로라도의 사륜구동 시스템은 네 바퀴에 최적 분배해 온로드와 오프로드에서 모두 뛰어난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파트타임 4WD 시스템을 지원해 사륜구동과 이륜구동 방식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으며, 노면 상황에 맞게 자동으로 구동 방식을 변환하는 AUTO 모드도 지원해 편의성을 높였다.
여기에 험로탈출에 특화된 옵션도 탑재됐다. 기계식 디퍼렌셜 잠금장치(Mechanical Locking Differential)가 후륜에 기본 탑재돼 트랙션 차이에 따라 차동 기능을 제한하는 LSD(Limited Slip Differential)와 록업(Lock Up) 기능을 적용해 불규칙하거나 미끄러운 노면에서도 손쉽게 탈출이 가능하다.
새롭게 추가된 힐 디센트 컨트롤(Hill Decent Control)은 내리막길에서 자동으로 적절한 제동력을 발휘해 안전성을 높였다.
쉐보레는 RV 명가로 입지를 더욱 다져나갈 계획이다. 콜로라도의 부분변경 모델인 리얼 뉴 콜로라도가 출시된 데 이어 창원공장에서 생산될 차세대 CUV와 쉐보레 타호(Tahoe) 등의 국내 판매가 거론되고 있어서다.
[최기성 기자 gistar@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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