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로 복귀한 유턴 기업 가운데 10곳 중 9곳은 입지·설비 보조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약속을 철썩같이 믿고 들어왔지만 막상 풀어 보니 텅 빈 선물 보따리였던 셈이다.
6일 구자근 국민의 힘 의원실에 따르면 84곳 가운데 입지·설비보조금 받은 곳이 10곳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88.1%는 보조금을 받지 못한 셈이다.
우리나라는 2013년부터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를 지원하기 위한 법률(유턴법)이 제정되어 시행 중이다. 해외진출 기업의 국내복귀 시 법인세, 소득세, 관세감면 등의 세제감면과 함께 입지·설비·고용관련 보조금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
이 중 입지·설비 관련 보조금 실적 추이는 2014년 44억2900만원을 3곳에서 받고 2015년에는 22억5500만원을 한 개 업체만 받았다. 이후 2016년에는 42억5800만원(2곳), 2017년 30억3300만원(2곳)으로 부진하다가 2018년에는 단 한 곳도 지급받지 못했다. 지난해가 돼서야 74억5600만원(2곳) 등으로 간신히 반등한 모양세다.입지·설비 보조금 이외에 또 다른 인센티브인 고용보조금은 전체 지원 실적이 총 17곳 31억1000만원에 그쳤다. 사실상 보조금으로서 큰 역할을 발휘했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구 의원은 국내 복귀기업에 대한 까다로운 보조금 지원 기준이 부진한 집행 실적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입지·설비보조금의 지급 기준인 타당성평가점수가 60점 이상이어야 하는데,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던 기업이 아니면 사업실적·신규투자금액 부분에서 낮은 평가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어 보조금 지원을 받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산업부는 이 같은 낮은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평가점수 기준을 50점으로 낮추고 올해 들어 사업장 규모 축소 요건을 완화하는 등 유턴기업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구자근 의원은 "정부의 세재지원과 보조금 지원 혜택을 희망하며 어렵게 국내로 복귀기업들의 대부분이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실질적인 국내 복귀 인센티브 정책이 될 수 있도록 불합리한 평가기준을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상경 기자 /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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