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6년 6월 7일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심한 복통으로 월터리드 군병원에 입원한다. 재선을 위한 대선을 5개월여 앞둔 시점으로 나이는 66세였다. 심한 복통 원인은 크론병에 의한 말단회장 협착에 따른 소장폐색으로 진단된다. 입원 3일째 새벽 2시59분, 4명의 외과의사들이 수술을 시작한다. 대통령의 복부를 절개한 후 단단하고 두꺼워져 줄어든 말단회장에 있는 30~40㎝ 길이의 병소를 확인한다. 그러나 수술은 병든 부위를 절제하지 않고 이를 우회하는 회장-결장문합술을 시행한다. 대통령이 9개월 전 앓았던 심근경색과 노령으로 수술 고위험군에 속했기 때문이다. 회복은 빨랐다. 수술은 성공으로 대통령의 상태는 아주 좋다고 발표된다. 입원 23일째 대통령은 약간 야위었으나 환하게 웃음 띤 얼굴로 퇴원한다.
미국사회에서 정책결정자 특히 대통령의 건강은 중대 관심사이다. 그러나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크론병 수술 후 재선에 도전할 수 있을지 여부는 큰 관심사가 되지 못하였다. 그 이유는 첫째, 크론병은 당시 미국에서도 매우 드문 병이었다. 국민들은 이 병이 재발할 수 있고 치료법이 없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둘째, 당시 미국사회의 대통령의 건강에 대한 우려는 1955년 9월 진단된 심한 급성 심근경색 이후 이미 불식된 상태였다. 심장 주치의가 '대통령이 2번째 임기를 수행할 수 있는 건강상태'라고 확인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아이젠하워는 1952년 집권 후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한 것으로 평가됐다. 제2차 세계대전 영웅의 카리스마에 대한 대중적 인기는 당시까지 여전히 매우 높았다. 1955년 실시된 갤럽조사에서 지지도는 68~79%사이였다. 결국 아이젠하워는 크론병 수술에도 불구하고 1956년 11월 6일 화요일 대선에서 1952년 첫 대선 때 보다 더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다. 이후 집권 2기에는 경미한 뇌졸중이 있었으나 4년을 무사히 마치고 여전히 국민의 사랑을 받으며 백악관을 떠났다.
2020년 10월 3일 트럼프대통령이 코로나19 감염이 확진되어 월터리드 군병원에 입원한다. 재선을 위한 대선을 불과 한 달 앞둔 시점이고 나이는 74세이다.
월터리드 군병원은 대통령을 위해 64년의 세월 동안 의구(依舊)하게 서있었다. 그러나 2020년 트럼프의 코로나는 1956년 아이젠하워의 크론병에 비해 세월의 흐름보다 매우 더 복잡하고 혼란스럽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이젠하워와 같이 건강을 되찾고 회복하여 11월 대선에서 승리해 '어게인 1956'을 이룰 수 있을지 매우 궁금하다.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김효종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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