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사과 가격이 2003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연이은 장마와 태풍으로 과일 작황이 부진한 탓이다. 사과 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오른 가운데 이마트가 사과 '할인판매'에 나선다. 과일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할인판매에 나서는 것은 이마트 같은 대형 유통업체라도 쉽지 않다.이마트의 가격할인 비결은 '못난이 사과'라 불리는 '보조개 사과'에 숨어있다.
3일 이마트와 농산물유통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달 1일 홍로 햇사과 도매가는 상(上)품 10kg 기준 7만1000원으로, 지난해 9월 2일(9월 1일은 일요일)보다 66.6% 비쌌다. 이맘때 수확되는 홍로는 추석 선물세트에 주로 포함되는 품종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는 홍로 사과 가격을 확인할 수 있는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면서 "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으로 일조량이 부족하고 작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과일가격 안정을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대한민국 농할(농산물 할인)갑시다' 행사를 통해 경북 햇사과를 할인 판매한다.
사과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이마트가 할인 판매를 할수 있는 이유는 '풀셋 매입' 덕분이다.
이마트는 자체 이윤을 최소화하는 한편 해당 농가의 사과 생산 물량 전체를 구매하는 방법으로 가격을 낮추고 있다.
통상 9월 초에는 추석 선물세트용으로 사용할 '특'등품 사과 수요는 늘어난다. 반면 신선도와 당도에는 이상이 없지만 작은 흠집이 있어 '보조개'사과(못난이 사과)로 분류된 사과의 경우 농가에서는 판로 확보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특품, 일반과, 보조개 물량을 한번에 구매하는 '풀셋 매입'으로 시세보다 저렴하게 사과 물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면서 "농가 입장에서도 판로 확보가 어려운 '보조개' 물량까지 한번에 처리가 가능해 모두에게 이익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경북 지역 사과 농가에서 풀셋 매입을 통해 확보한 사과 물량 중 특품은 추석 선물세트용으로 사용한다. 일반과는 봉지용 사과로 상품화하고, 보조개 사과의 경우 9월 중순 보조개 사과 행사를 통해 판매할 예정이다
최지윤 이마트 과일 팀장은 "다양한 과일 할인 행사를 기획해 국산 과일 농가를 돕는 한편, 과일 가격 안정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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