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는 용기면보다 봉지면이 더 잘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위기상황에서 가장 먼저 찾는 비상식량으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0일 농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용기면 매출 비중은 34.3%로 지난해(37.5%)보다 3.2%포인트 가량 감소했다. 라면시장에서 용기면은 2016년 33.2%에서 지난해까지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였다. 1인 가구가 늘고 편의점 이용이 보편화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와 개학연기 등 야외활동이 크게 줄어들면서 용기면 매출 비중이 뒷걸음질 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반해 용기면 대비 저렴한 가격에 양이 많고, 집에서 한 끼 식사 대용으로 끓여먹을 수 있는 봉지면의 매출 비중은 증가했다.
농심 관계자는 "라면도 간식의 개념에서 벗어나 식사나 요리개념으로 자리잡게 됐다"며 "봉지라면은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위기상황에서 비상식량으로 평가받은 것도 주효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라면 시장은 활황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라면시장 규모는 1조13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2% 증가했다. 이는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올 2~3월부터 국내 라면 수요는 가파르게 증가했고, 라면업계는 공장을 풀가동하며 대응에 나섰다.
언택트(비대면) 소비 트렌드에 온라인 주문도 증가했다. 농심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온라인 라면 매출은 400억으로 전년 동기대비 약 2배 가량 급증했다. 라면은 제품 특성상 주로 대형마트나 편의점, 슈퍼마켓에서 구매가 이뤄진다. 그러나 언택트 소비에 소셜커머스부터 오픈마켓까지 국내 주요 온라인 채널에서 라면 매출이 늘었다.
코로나19 사태에서는 스테디셀러 라면이 빛났다. 2조원대에 정체된 국내 라면시장이 코로나19로 특수를 누렸고 그 중 '신라면'과 '짜파게티', '안성탕면', '너구리' 등 스테디셀러 제품은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안성탕면은 매출신장률 34.9%로 1위를 기록했고 이어 너구리(28.4%), 짜파게티(23.2%), 신라면(12.4) 순이다.
농심 관계자는 "소비자들뿐 아니라 대형마트와 편의점, 슈퍼마켓 등 유통채널에서도 가장 잘 팔리고 회전율이 좋은 신라면을 최우선으로 주문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국내 5개 라면공장을 풀가동하고 생산품목을 조정하면서 수요에 적극 대응했다"고 말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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