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면세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2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공항 임대료 감면 조치와 '반값 명품' 행사 등 지원책에도 불구 해외여행이 정상화될 때까지는 적자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1130억원으로 전월(1조179억원)대비 9.3% 증가했다. 올해 면세점 매출은 지난 4월 1조원 미만으로 떨어졌다가 5월부터 두 달 연속 증가세다. 이는 중국 대리구매상인 따이궁들이 활동을 재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매출은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 6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9571억원으로 2조원에 육박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매출이 회복되고 있는 건 맞지만 인건비와 임대료 등 고정비를 감안했을 때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 2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 일부 유럽연합(EU) 국가가 한국인에 대한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으나 해외여행 자체를 꺼리며 면세점 이용객 수가 회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 컨센서스(추정치 평균)에 따르면 신라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의 2분기 매출은 6977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549억원)대비 48.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 영업손실 규모는 519억원이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2분기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롯데면세점 역시 2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가 본격화 되기 전인 지난 1분기 롯데면세점 영업이익은 4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96% 감소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같은 기간 신세계면세점 매출은 48% 줄어든 4001억원, 영업손실은 320억원이다.
앞서 인천공항공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3~8월 공항 면세점 임대료를 50% 감면해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롯데와 신라, 신세계면세점은 2분기에 각각 300억원, 520억원, 546억원의 감면 혜택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항 면세점 매출이 저조해 이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공항 출국장 면세점 매출액은 237억원으로 전년 동월(2610억원)과 비교해 10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쳤다.
'반값 명품' 행사 효과는 3분기부터 본격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와 신라, 신세계면세점은 지난달 초부터 온·오프라인을 통해 생로랑과 지방시, 페라가모 등 명품 재고를 최대 60% 가량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관세청은 면세점 업계 장기 재고의 20% 이상의 물량이 소진될 경우, 약 1600억원의 유동성 재원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점 매출은 코로나19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된 2분기를 저점으로 하반기에 턴어라운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장기재고 국내반출과 제3자 국외반송, 공항임차료 감면 지원은 3분기부터 본격 반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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