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무역 타격이 4월에 이어 5월에도 이어졌다. 2월 수출이 반짝 증가한 것을 제외하면, 2018년 12월부터 수출은 연속 감소하고 있다. 수출이 수입보다 크게 감소하면서 올 6월에는 연간 무역수지가 적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21일 관세청은 5월1일~20일 수출액이 203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3% 감소했다고 밝혔다. 5월 월간 수출액이 20% 넘게 감소한다면, 2009년 7월(-22.1%)과 8월(-20.9%) 이후 11년여 만에 2개월 연속 수출 20%대 감소라는 성적표를 받아들게 된다.
품목별로 보면 주력품목 대부분에서 수출액이 줄었다. 무선통신기기 -11.2%, 승용차 -58.6%, 석유제품 -68.6% 등이 큰 폭으로 줄었다. 무선통신기기와 자동차는 미국 등 주요 소비국가가 코로나19로 '셧다운' 한 영향으로 수출이 줄었다. 석유제품은 유가 하락의 영향이 컸다. 두바이유(현물)를 기준으로, 지난해 5월 평균 가격은 배럴당 69.4달러였던 반면 이달 1일부터 20일 평균은 28.7달러에 불과했다.
일부 품목에서는 수출이 올랐으나 전체 수출 감소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반도체 수출액과 선박 수출액은 각각 13.4%, 31.4% 증가했다. 반도체는 최근 D램의 단가 상승 영향을 받아 수출액이 늘었다.
지난 달 23일, 평택항에서 선적을 기다리는 현대기아차의 차량들. 5월 1~20일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58.6% 감소했다. 반면 승용차 수입액은 27.2% 늘었다. [한주형 기자]
국가별로는 주요국 전반에서 수출액이 줄었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진 중국에서도 수출은 1.7% 줄었으며, 미국 -27.9%, EU -18.4%, 베트남 -26.5%, 일본 -22.4%, 중동 -1.2% 등 대부분 지역에서 감소했다.수출 타격에 비해 수입 감소는 적었다. 5월 1일~20일 수입액은 230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6.9% 줄었다. 반도체 -8.6%, 원유 -69.3% 등이 줄어든 반면 정보통신기기와 승용차 수입은 각각 13.1%, 27.2% 늘었다. 승용차의 경우 수출은 급감한 데 반해 수입은 급증했다.
수출이 수입보다 큰 폭으로 감소함에 따라 2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월간 무역수지는 99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다 지난 4월 13억9000만달러 적자(확정치)를 기록했다. 이달 1일~20일에는 26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 중이라 이번 달에도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5월 무역수지가 4월에 이어 연속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6월 들어서는 연간 무역수지가 적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올해 1월부터 5월20일까지 연간 무역수지 누계는 42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04억2600만달러 흑자에 비하면 절반도 되지 않는 수준이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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