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높았던 호텔·리조트업계가 달라지고 있다. 37년만에 럭셔리한 호텔의 복층 스위트룸을 일반 고객들에게 패키지로 처음 선보이는 것은 물론 너무 비싸 엄두를 내지 못했던 '제주살이' 리조트 상품도 반값에 내놓았다. 코로나19 사태로 손님들의 발길을 붙잡으려는 자구책의 일환이다. 특별한 날 합리적인 가격에 호텔·리조트 경험을 하고 싶다면 지금이 적기일 수 있다.
11일 호텔·리조트업계에 따르면 밀레니엄 힐튼 서울은 오는 18일부터 내달 말까지 '듀플렉스(복층) 스위트 패키지'를 운영한다. 호텔에서 가장 큰 스위트 객실을 일컫는 'P스위트'를 패키지로 내놓은 것. 1983년 호텔을 오픈한 이래 처음있는 일이다.
밀레니엄 힐튼 서울 관계자는 "국내 호텔업계에서 매우 독특한 스위트룸이 3개 있는데 그 중 한 곳인 '남대문 스위트'를 이번에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패키지 상품으로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그 동안 P스위트는 개인 보다는 기업 고객들이나 장기 투숙객 위주로 판매를 해 왔다.
이번 패키지에 포함된 객실은 모두 스위트 객실이다. 고급스럽고 쾌적한 복층 타입으로 설계돼 있다. 종류는 ▲파크힐 스위트(55평·99만원)▲비스타 스위트(65평·119만원) ▲남대문 스위트(116평·149만원) 등 3가지다.
패키지 이용시 조식 및 라운지 6명(어른 및 아이) 에 대한 혜택이 포함되며 30시간 동안 투숙할 수 있도록 체크인·체크아웃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또한 호텔 내에서 사용 가능한 F&B 10만원 크레딧을 주기 때문에 호텔 식사비 절약이 가능하다.
스위스 그랜드 호텔 실내 수영장 모습
호텔 숙박의 문턱만 낮아지는 게 아니다. 호텔 투숙객이나 피트니스 회원이 아니면 입장이 어려운 호텔 수영장을 합리적인 가격에 이용할 수 있게 한 호텔도 등장했다. 스위스 그랜드 호텔이 대표적이다.이 호텔은 자연 채광이 전면에서 들어오는 실내 수영장 1인 입장권을 2만9900원에 내놓았다. 여기에는 호텔 프리미엄 베이커리와 카페에서 사용할 수 있는 1만원 상당의 바우처가 포함돼 있다.
리조트업체들도 서둘러 코로나 후 시대 대비에 나섰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꽉 막힌 해외여행길 대신 국내여행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롯데리조트제주 아트빌라스는 오는 7월 16일까지 7박 전용 상품인 '라이프 인 제주'를 선보인다. 제주도 살아보기 추억을 선사할 이번 패키지는 장기 숙박 상품인 만큼 기존 대비 50% 할인가로 책정이 됐다. 이에 따라 1박 기준은 24만3000원부터.
이미 롯데리조트제주 아트빌라스는 코로나19 사태 속 '청정 제주'에서 그것도 독채 빌라를 이용할 수 있어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지난 5월초 황금연휴기간에만 평균 90% 이상의 높은 투숙율을 기록했다.
롯데리조트제주 아트빌라스 모습
롯데리조트제주 관계자는 "외부인과의 접촉이 거의 없는 프라이빗한 독립형 빌라에서 가족끼리만 느긋한 휴양을 즐길 수 있다보니 문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국내 여행 수요 증가에 대비해 일찌감치 한화리조트 내 스위트 객실을 확대하고 있다. 이미 한화리조트 경주 담톤(41실), 대천 파로스(50실), 백암온천(6실), 제주(19실), 설악 쏘라노(28실) 등을 스위트 객실로 리모델링해 프리미엄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한화리조트에서 선보이고 있는 스위트 객실은 2베이-2베스(2bay-2bath)구조로 객실 내 체류성을 늘린 한편 개별 공간 기능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호텔·리조트 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전반적으로 힘들지만 그러면서도 호텔과 리조트에서 프리미엄을 경험하고자 하는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따라서 코로나 후 달라진 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눈높이 기준에 맞춘 상품과 서비스 개발은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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