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유업계 희비가 엇갈렸다. 개학 연기로 급식 매출은 줄어든 반면 편의점과 슈퍼마켓 등에서는 흰 우유 판매량이 늘었다.
기업형 슈퍼마켓(SSM) GS더프레시에 따르면 지난 2~3월 흰 우유 매출은 전년 동기간대비 19.7% 증가했다. 특히 멸균 우유가 10.8% 늘면서 전체 흰 우유 매출을 견인했다.
조동신 GS더프레시 유제품 MD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보관과 저장이 용이하고 아이들을 먹이는 데 적합한 소용량 멸균 우유 판매량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편의점에서도 멸균 우유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었다. CU에서는 멸균 우유 매출 신장률이 7%를 기록해 흰 우유(4%)를 앞질렀다.
제품별로 살펴보면 GS25에서 매일유업 '소화가잘되는우유(190㎖)' 매출이 21.3% 가량 늘었다. 올해 빙그레 '바나나맛우유 키즈(120㎖)' 월 매출은 7억원으로 전년 월평균보다 두 배 가량 뛰었다. 소화가잘되는우유와 바나나맛우유 키즈 유통기한은 각각 제조일로부터 10주다.
`바나나맛우유 키즈`. [사진 제공 = 빙그레]
멸균 우유는 135~150도 사이의 높은 온도로 살균해 미생물을 제거한다. 이 때문에 유통기한이 최대 4개월로 일반 우유(2주)보다 8배 가량 길다. 코로나19로 외출을 최소화하면서 유제품을 구입할 때 일반 흰 우유보다 유통기한이 긴 멸균 우유를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반면 급식 우유는 잇단 개학 연기로 타격을 입었다. 앞서 교육부는 코로나19 지역 감염 우려가 지속됨에 따라 오는 6일로 예정됐던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개학을 온라인으로 대체한다고 밝혔다. 이에 지난달에 이어 이달 학교 급식 재개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한국낙농협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학교 우유급식은 국내 백색시유 소비량의 8.2%를 차지한다. 서울우유와 남양유업은 학교 급식시장에서 각각 월 100억원, 5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어 손해가 예상된다.
한국낙농협회는 "유업체들이 잉여유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멸균 우유 생산을 늘리거나 덤핑 할인에 나서면서 우유 시장 질서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원유 수매 등 코로나19로 인한 낙농산업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를 적극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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