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손에는 라떼, 다른 한손으로 유모차를 모는 '라떼 파파'. 선진국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남성 유아휴직이 우리 사회에도 빠르게 정착되고 있다.지난해 육아휴직을 쓴 남성 직장인이 처음으로 2만명을 넘어섰다. 일·가정 양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고, 아빠 육아휴직보너스제 등과 같이 육아휴직에 따른 소득 감소를 보전하는 조치가 강화된 영향이다.
2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 부문의 남성 육아휴직자는 2만2297명으로, 전년(1만7665명)보다 26.2% 증가했다. 남성 육아휴직자가 2만명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노동부가 집계한 육아휴직자는 고용보험의 육아휴직 급여 수급자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고용보험 가입 대상이 아닌 공무원과 교사 등은 제외됐다.
지난해 전체 육아휴직자 가운데 남성이 차지한 비율은 21.2%였다.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이 20%를 넘은 것도 처음이다.
하지만 기업 규모별로 보면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자 중 300인 이상 기업 소속은 1만2503명으로, 56.1%를 차지했다. 남성 육아휴직이 여전히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10인 미만 기업의 경우 남성 육아휴직자 증가율이 47.5%에 달해 앞으로 소규모 기업까지 빠르게 확산되리라는 전망이다. 고용노동부는 "소규모 사업장에서 남성 육아휴직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며 "중소기업의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은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전체 육아휴직자는 10만5165명으로, 전년(9만9198명)보다 6.0% 증가했다. 전체 육아휴직자도 처음으로 10만명을 넘어섰다.
은 만 8세 이하 직장인이 하루 1∼5시간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정부가 임금 감소분의 일부를 지원하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이용자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이용자는 5660명으로, 전년(3820명)보다 48.2% 증가했다. 이 중 남성은 742명으로, 전년(550명)보다 34.9% 늘었다.
한편, 다음 달부터는 한 자녀에 대한 육아휴직을 부모가 동시에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홀로 아이를 키우는 한부모 직장인에 대해서는 육아휴직 급여를 인상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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