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발인이 17일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간소하게 엄수됐다.
지난 14일 숙환으로 별세한 구 명예회장의 장례는 허례를 삼가고 소박한 삶을 산 고인의 뜻에 따라 가족장 형태의 비공개 4일장으로 치러졌다.
이날 오전 일찍부터 비가 오는 날씨에 엄수된 발인도 마찬가지였다. 발인식을 장례식장 강당 등 별도의 장소에서 하지 않고, 빈소 안에서 가족·친인척들만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했다.
발인식에는 상주인 차남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장녀 구훤미씨, 삼남 구본준 LG 고문, 차녀 구미정씨, 사남 구본식 LT그룹 회장, 손자 구광모 LG 대표 등 직계 가족과 범LG가 친인척까지 100여명 참석했다.
오전 8시 빈소 밖으로 "연암 회장(구인회 창업주)님의 가족 구씨 일가와 (사돈 친척) 허씨 가족분들은 들어와 구자경 명예회장님 아들, 딸, 직계 손주, 구씨·허씨 친척들 순으로 자리해 달라"는 사회자의 안내가 들리면서 발인식은 시작됐다.
발인식은 묵념과 추도사,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추도사는 이문호 LG공익재단 이사장이 했다.
이 이사장은 "구 명예회장님은 대한민국 산업의 역사를 쓰신 분이요, LG의 역사셨다. 현장 사원들과 같은 눈높이로 너털웃음을 나누시던 큰형님 같은 경영인이셨다"며 "모두가 존경하고 사랑했던 큰별인 상남(上南) 회장님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상남은 구 명예회장이 고향집 앞 작은 다리 이름에서 따온 호다.
30여분에 걸친 발인식이 끝난 후 참석자들은 3층 빈소에서 운구 차량이 있는 1층 발인장으로 이동했다.
구 명예회장 영정은 직계 손자가 품에 들었고, 다른 가족들과 친인척들이 그 뒤를 이었다.
운구차에 구 명예회장이 잠든 관을 실을 때 손자인 구광모 회장 등은 담담한 표정으로 보며 묵념했다. 일부 유족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으나, 전체적으로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발인식은 끝났다.
운구차는 고인의 발자취를 되짚는 주요 장소에 들르지 않고 장례식장에서 곧바로 화장장으로 떠났다.
장지는 가족장 방침으로 공개하지 않기로 하고 직계 가족들만 장지로 이동해 역시 간소하게 치러졌다. 구 명예회장은 경기도 모처에 영면할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뉴스국 김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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