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라고 불리는 '광군제(光棍節)'에서 한국 기업들이 잇따라 사상 최고 매출을 갱신했다. 한국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해외 직접 구매 순위에서 미국과 일본에 이어 3위를 차지하면서 자리를 지켰다.
12일 알리바바는 전날 오전 0시부터 하루 동안 진행된 중국의 연중 최대 온라인 세일 행사 광군제 매출이 역대 최대 규모인 2684억 위안(한화 44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시간 동안 1조8580억원, 1초에 5억원 이상이 팔린 셈이다.
올해 광군제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면서 한국 기업들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농심 광군제 타오바오몰 판매 이미지. [사진 제공 = 농심]
농심은 올해 광군제에서 700만 위안(한화 11억6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500만 위안)대비 40% 이상 성장한 규모로, 역대 최고 성적이다. 가장 많이 판매된 제품은 신라면과 너구리, 안성탕면, 김치라면 등 인기제품 8종으로 구성된 '농심라면 패키지'다.농심 관계자는 "알리바바 타오바오몰과 징동닷컴 등 중국 내 대표 온라인 채널에서 신라면을 비롯한 인기 브랜드의 판촉과 마케팅에 집중한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은 올해 광군제에서 와, 숨, 오휘, 빌리프, VDL 등 5개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의 매출이 전년대비 187% 신장하는 성과를 냈다. 후는 매출이 전년대비 208% 급증했다.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매출 순위는 4단계 상승해 에스티로더와 랑콤, SK-II에 이어 4위에 올라섰다.
숨은 전년대비 매출이 120% 가량 늘며 광군제 1억 위안 매출 브랜드 풀(pool)에 처음으로 입성했다. 이밖에 오휘 837%, 빌리프 78%, VDL 66% 등도 전년 대비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LG생활건강 후 `천기단 화현세트`. [사진 제공 = LG생활건강]
이랜드는 광군제 하루 동안 온라인 쇼핑몰 티몰에서 2억9700만 위안(한화 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까지 포함됐던 티니위니 매출을 제외하면 전년대비 20% 성장한 수치다. 올해 가장 인기를 끌었던 상품은 포인포의 다운상품으로 총 5만 장, 28억원 상당의 물량이 판매됐다. 이 외에도 이랜드의 맨투맨 후드티는 올해도 1만장 판매고를 기록했다.이랜드 관계자는 "올해에는 중국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라이브방송 마케팅이 큰 효과를 발휘했다"며 "알리바바와 공동기획한 웹드라마를 선보인 스파오의 해리포터 협업 상품이 4만장 팔리며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락앤락은 올해 광군제에서 하루 동안 전년대비 11.9% 증가한 매출 4325만 위안(한화 71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락앤락의 광군제 매출은 5년 연속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텀블러·보온병 카테고리가 1위를 차지했으며, 밀폐용기와 쿡에어가 뒤를 이었다.
올해 락앤락은 광군제를 앞두고 중국에서 처음으로 현지 모델을 기용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그 결과 광군제 당일 한 시간 만에 매출 1000만 위안(약 16억원)을 돌파 했으며 기함점 총 매출은 전년대비 38.7% 상승했다.
김용성 락앤락 중국사업총괄 전무는 "급변하는 중국 시장에서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전략적으로 추진하며 광군제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달성했다"며 "밀폐용기와 음료용기뿐 아니라 쿡웨어와 소형가전 등을 중심으로 중국 내 시장 우위를 탄탄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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