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에 쏟은 공적자금 27조 중 절반은 결국 못 건질듯

저축은행 사태 때 투입된 공적자금 27조원 가운데 절반은 앞으로 회수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저축은행에 투입된 공적자금 27조1천701억원 가운데 예보가 아직 회수하지 못한 돈이 14조8천569억원에 달합니다.

예보는 이 중 1조8천297억원만 회수할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투입된 공적자금의 약 절반인 13조272억원은 회수하기 어려운 셈입니다.

예보는 저축은행들이 보유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권을 매각해 돈을 회수해야 하지만 부동산 PF 채권이 부실자산인 만큼 제값을 받고 팔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저축은행의 수익원이던 부동산 PF 대출이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침체를 거치며 부실해짐에 따라 2011년 이후 저축은행 31곳이 파산했습니다. 예보는 예금을 대신 지급하고 순자산 부족액은 출연하는 방식으로 공적자금을 투입했습니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저축은행 가운데 공적자금 회수율이 제일 낮은 곳은 보해저축은행입니다. 예보는 이곳에 8천549억원을 지원했으나 아직 7천561억원을 회수하지 못했습니다. 미회수액의 2.2%인 166억만 회수할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토마토저축은행에는 3조152억원이 투입돼 2조1천742억원이 회수되지 못했습니다. 예보는 미회수금의 10%인 2천175억만 회수 가능하다고 봤습니다.

공적자금 회수율이 100%인 곳은 대영저축은행(1천426억원)이 유일합니다.

김병욱 의원은 "저축은행에 투입한 공적자금 회수율이 낮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실질적으로 회수가 불가능한 금액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았다"며 "저축은행 지원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