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식품업계 최고 히트상품은 '마라'가 될 듯하다. 음식에 넣으면 '마라' 맛을 내는 '만능' 마라 소스를 비롯해 라면, 과자, 치킨 등 신제품 출시가 봇물을 이루며 '마라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인공지능(AI)을 동원해 키워드로 '마라'가 뜨자 관련 신상품을 내놓은 곳도 나왔다. '마세권' '혈중 마라 농도' 등 신조어까지 등장하자 식품제과업계가 빠르게 반응한 것이다.
CJ제일제당 백설 마라탕면 소스. [사진 = CJ]
CJ제일제당이 17일 '마라열풍'을 반영한 백설 마라탕면 소스를 시장에 내놓았다.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에 마라탕면소스 한 스푼을 넣으면 마라쌀국수, 마라 칼국수, 마라 육개장, 마라부대찌개, 마라치킨마요덮밥 등 특별하고 이색적인 마라 요리로 재탄생한다는 설명이다.CJ제일제당 관계자는 "소스만 준비하면 집에서도 쉽고 간편하게 중국 정통 마라탕면 요리를 만들어 즐길 수 있는 편의형 제품"이라면서 "CJ제일제당 아시안푸드 전문 셰프의 레시피를 적용, 현지 조리법과 재료를 사용해 아시안 로컬맛집의 미식(美食)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이라고 말했다.
삼양식품도 이날 마라의 맛을 국물과 볶음으로 즐길 수 있는 '마라탕면'과 '마라볶음면'을 공개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본토 마라탕의 진한 국물과 마라샹궈의 자작한 소스를 재현해 마라 요리 특유의 알싸한 향과 얼얼한 매운맛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제과업계에선 롯데제과가 '도리토스 마라'를 신상품으로 내놓았다. 마라 신제품 출시에는 인공지능(AI)이 동원됐다. 롯데제과는 AI(인공지능) 트렌드분석시스템인 엘시아를 통해 '마라' 키워드가 급증하고 있는데 주목했다. 마라와 안주 키워드가 높은 적합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맥주안주 스낵인 도리토스에 마라맛을 적용했다. 해태제과도 매콤얼얼한 마라요리맛을 살린 '빠새 마라'와 '신당동떡볶이 마라'로 응대했다.
치킨업계는 bhc와 굽네치킨이 '마라치킨'을 출시해 마라열풍에 동참했다.
마라는 매운맛을 내는 중국 쓰촨 지방 향신료다. 한자 뜻 그대로(저릴 麻, 매울 辣) '혀가 저릴 정도로 맵고 얼얼한 맛'이란 뜻이다.
'마라'는 먼저 중국 대륙의 입맛을 점령했다. 중국 언론들은 마라의 인기비결로 고추, 화자오, 팔각 등 중국 어디서나 손쉽고 싸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꼽았다. 또 마라 맛이 자극적이어서 숙련된 요리기술이 필요없고 강한 양념 맛 때문에 식재료의 신선도 기준도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잠시나마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기분이 든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에선 '마라'가 '~하지 마라'라는 언어유희와 패러디 상품으로 이어져 독특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업체 11번가는 풀무원의 '생면식감'과 프로야구팀 '한화이글스'를 조합한 신제품 '포기하지 마라탕면'을 출시했다. 마라탕면의 중독적인 맛과 한화이글스에 중독된다는 의미의 신조어 '마리한화'의 조합에서 착안해 탄생한 제품이다.
마라 음식점이 있는 동네를 뜻하는 '마세권', 마라를 얼마나 자주 먹었는지를 의미하는 '혈중 마라 농도'와 같은 신조어도 등장했다.
김다영 CJ제일제당 K-소스마케팅담당 부장은 "해외여행이 늘면서 외국 현지 메뉴 고유의 맛과 향을 살린 에스닉 푸드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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