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 품목 중 하나인 불화수소(에칭가스)를 우리 기업에 공급할 수 있다고 한국 측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의 공급 제안이 성사될 경우 일본이 불화수소 수출을 규제하더라도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대체재가 생기는 셈이다.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과 30대 기업 간담회에서 독일·러시아와의 협력 필요성이 제기된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간담회 후 브리핑에서 "(기업인들은) 특정 국가의 의존도를 낮추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며 "특히 화학 분야에서는 강점이 있는 러시아, 독일과의 협력 확대를 검토할 필요성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간담회에서 '러시아가 불화수소를 제공하려 한다'는 명확한 언급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러시아와의 협력 가능성 및 이로 인한 소재 공급선 다변화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 관계자는 "아직 러시아산 불화수소가 들어올지는 미지수지만, 만일 러시아산 공급이 현실화하고 일본이 실제로 수출을 중단한다면 국내 업체들도 공급선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다만 공급선이 변경될 경우 불화수소에 대한 시험 기간을 거쳐야 하고, 이는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급작스럽게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사안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디지털뉴스국 김설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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