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민간 우주기업 3곳이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달에 착륙선을 보낸다. 미국이 달에 착륙선을 보내는 건 1972년 마지막으로 달에 간 유인(有人) 달 착륙선 '아폴로 17호' 이후 48년 만이다. 이번 임무를 통해 민간 주도의 우주 탐사가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달에 민간 착륙선을 보낼 미국의 우주개발기업으로 '아스트로보틱 테크놀러지' '인튜이티브 머신스' '오빗 비욘드' 등 3곳을 선정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민간 우주개발 지원 프로그램인 '상업적인 달 화물 서비스(CLPS)'에 참가해 경쟁을 벌일 기업 9곳을 선정한 데 이어 달에 착륙선을 보내는 첫 임무에 적합한 기업을 선정한 것이다. 이 가운데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스테픈 알테무스 전 NASA 존슨우주센터 부센터장이 이끄는 회사다.
민간에서 개발한 소형 착륙선으로 달 탐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NASA 측의 설명이다. 크리스 컬버트 NASA CLPS 프로그램매니저는 "2024년 미국의 유인 달 탐사 재개에 앞서 달에 소형 착륙선을 보내 달 표면을 탐사하고 실험, 통신 등 각종 장비를 달에 실어 나르게 될 것"이라며 "이번 임무에서 NASA는 고객일 뿐이고 달 착륙선 설계부터 제조, 운영까지 모든 과정을 민간 기업이 직접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민간 달 탐사의 스타트를 끊을 기업은 오빗 비욘드다. NASA로부터 9700만 달러를 지원 받은 이들은 내년 9월경 첫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오빗 비욘드의 달 착륙선 'Z01'은 NASA 과학 탑재체 4개를 싣고 달 표면의 거대한 분화구 가운데 하나인 용암 평원 '비의 바다'에 착륙해 주변 환경을 분석할 계획이다.
아스트로보틱은 2021년 7월 달의 암흑 평원 중 하나인 '죽음의 호수'로 민간 탑재체 14개를 싣고 떠날 예정이다. 인튜이티브 머신스 역시 2021년 여름 달에서 가장 규모가 큰 암흑 평원인 '폭풍우의 대양'에 5개의 탑재체를 가져가 탐사를 벌일 예정이다. 폭풍우의 대양은 면적이 518만㎢에 이른다. 두 기업은 NASA에서 각각 7950만 달러와 7700만 달러를 지원 받는다.
탐사용 탑재체에는 달의 방사선과 자기장, 표면 조성 등을 측정하는 기기와 태양광 패널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컬버트 매니저는 "올 연말이면 민간 탐사선에 실어 보낼 주요 탑재체들을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어느 지점에 가든지 유의미한 탐사를 벌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향후에는 달 뒷면에 착륙선을 보내는 계획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이스라엘의 비영리기업 스페이스IL은 민간 최초의 달 착륙선 '베레시트'를 달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지만 정상적으로 착륙시키지는 못했다. 스페이스IL은 2년 내 재시도를 할 예정이다. 그 밖에 또 다른 미국의 CLPS 참가기업 중 하나인 '문 익스프레스'와 일본의 우주개발 스타트업 '아이스페이스(iSPACE)' 등이 2021년경 달 착륙선 발사 계획을 갖고 있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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