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단기금융시장 규모가 300조원을 돌파했다. 환매조건부매매(RP)와 기업어음(CP) 시장을 중심으로 덩치가 커졌다.
27일 한국은행 '2018년 단기금융시장 리뷰'에 따르면, 지난해말 단기금융시장 규모는 302조원으로 전년(277조원) 대비 8.9%증가했다. 증가율은 10%대를 기록했던 2016~2017년도 보다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단기금융시장은 환매조건부매매(RP)나 기업어음(CP), 전자단기사채(전단채)처럼 통상 만기 1년 이내의 금융상품을 거래하는 시장이다. 단기금융시장을 활성화하면 정부나 우량기업의 일시적 자금 과부족을 해소하고, 자금의 장기운용 부담을 덜어줘 금융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평가된다.
세부적으로 보면, RP(금융기관간 거래 기준) 시장 규모가 전년에 비해 13조9000억원(22.6%) 증가하면서 전체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 민지연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과장은 "증권사들이 지난해 하반기 수시입출금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 수신이 감소하면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RP를 대거 내다판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전년대비 기업어음(CP)은 7조6000억원(5.0%), 양도성예금증서(CD)는 3조4000억원(62.3%), 전자단기사채는 2조7000억원(6.2%) 증가했다. CD가 특히 큰 증가율을 보였는데, 정부가 작년 7월부터 CD시장 활성화방안을 추진하면서 일반은행들이 CD발행을 늘린 영향이다. 반면 콜시장은 정기예금 증가 등으로 국내은행의 콜차입이 감소하면서 전년대비 2조8000억원(-17.3%) 줄어든 13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변동성도 RP금리가 지난해 가장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RP금리 스프레드(기준금리 대비)는 2017년 일평균 3.5bp(1bp=0.01%)에서 지난해 7.4bp로 상승했고, 변동성도 5.3bp에서 7.3bp로 확대됐다. 민지연 과장은 "증권사의 전단채 발행여건 악화, MMF 수신 감소 등으로 RP 시장내 자금수급 불균형이 심화한 영향"이라며 "규제비율 준수를 위한 국내은행의 보수적인 자금 운용도 RP금리의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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