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당초 예상대로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 중 70% 이상을 차지하던 반도체가 업황 악화로 부진하자 10분기 만에 최악의 성적을 냈다.
30일 삼성전자는 실적발표를 통해 2019년 1분기 매출 52조3855억원, 영업이익 6조233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50%, 60.15%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16년 3분기(5조2000억원) 이후 10분기 만에 최저치로,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17년 1분기(9조9000억원) 이후 처음이다. 역대 최고 기록이었던 지난해 3분기(17조5700억원)와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이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반도체 부문과 디스플레이 사업 불황이 기인했다. 특히 삼성전자 실적을 이끌던 반도체 부문이 부진을 겪자 삼성전자 전체 실적에 직격탄을 날렸다.
반도체 부문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4조4700억원, 4조12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4.3% 감소했다.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3분기(13조6500억원)의 4분의 1수준이다.
이는 업황 둔화에 비수기가 겹치면서 메모리 수요 약세와 판매가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4분기 글로벌 IT기업들이 데이터센터 투자를 늦추고, 중국 경기 둔화까지 겹치면서 메모리 수요가 줄었다. 이는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삼성전자 수익에 영향을 줬다.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8Gb DDR4 1G×8 2133MHz 기준)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9월 8.19달러(약 9332원)에서 올해 3월 4.56달러(약 5195원)로 하락했다. 낸드(128Gb 16G×8 MLC 기준) 역시 고정거래가격이 지난해 11월 4.74달러에서 올해 3월 4.11달러로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1분기 반도체 시장은 계절적 비수기 진입과 주요 고객사의 재고 조정 등으로 전반적인 수요 약세를 보였다"면서도 "주요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에 따른 고용량 낸드, D램 메모리 수요와 서버 업체들이 HDD를 SSD로 전환하는 낸드 메모리 수요는 견조했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56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실적하락에 한몫했다. 이는 지난 2016년 1분기(2700억원) 이후 첫 적자다.
삼성전자는 "1분기 계절적 비수기와 OLED 주요 거래선의 수요 감소, 경쟁 심화로 인한 가격 하락의 영향이 있었다"며 "2분기에는 중소형 패널은 리지드(Rigid) 제품 판매 확대가 기대되나, 플렉시블 OLED 수요 약세와 대형 제품의 수급 불균형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사업 등을 담당하는 IM부문은 갤럭시10 출시 효과에 힘입어 전분기(1조5100억원)보다 50.3% 증가한 2조27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3조7700억원)보다는 40.0%나 줄어들었지만 최근 스마트폰 시장 불황 등을 고려하면 나름 선방했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이밖에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지난해 같은 기간(2800억원)의 2배 수준인 5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비교적 선전한 것으로 평가됐다.
삼성전자는 2분기 반도체의 경우, 메모리는 일부 응용처의 수요 회복세가 시작되나 가격 하락세 지속과 비수기 영향으로 업황 개선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시스템 반도체는 AP, CIS 수요가 지속 증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디스플레이 패널은 리지드(Rigid) 디스플레이 패널 수요 증대가 실적 개선에 일부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평가했다.
세트 사업은 IM 부문에서 5G 스마트폰 출시 등 플래그십 리더십을 강화하고, CE 부문도 프리미엄 TV 신모델 판매를 확대하는 동시에, 성수기를 맞은 에어컨 등 계절 제품 판매도 늘힌다고 설명했다.
올해 하반기 부품 사업은 메모리 고용량 제품 중심으로 수요 증가가 예상되나 대외 환경 불확실성도 상존한다. 디스플레이 패널의 경우는 주요 거래선의 신제품 출시 등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세트 사업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한 리더십 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 삼성전자는 지속적인 기술과 제품을 혁신하고 응용 분야를 다변화해 기존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전장·AI 분야 등 신사업 분야의 역량도 키워나갈 예정이다.
[디지털뉴스국 김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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