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시대에 발맞춰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치매예방 프로그램이 늘고 있는 가운데, 뇌의 영역별 맞춤치료를 할 수 있는 컴퓨터 인지재활 훈련프로그램이 적극 활용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가바플러스가 개발한 '브레인닥터'이다. 치매를 예방 및 치료하려면 두뇌 트레이닝(training)이 매우 중요한데, 치매 환자가 고령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두뇌 트레이닝 프로그램은 접근 및 조작이 간편하고 흥미와 재미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브레인닥터는 1석 4조의 효과를 갖고 있는 것으로 호평받고 있다.
브레인닥터는 국책과제로 대한치매학회소속 자문단의 신경과 전문의(중앙보훈병원 양영순 실장, 한양대병원 김희진 교수)와 함께 공동 개발했으며, 임상실험을 통해 대한치매학회지에 논문이 게재되어 치매 예방 및 치료 효과가 인정된 프로그램이다.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서울시립노인복지센터는 25일 가바플러스 브레인닥터와 협약식을 갖고 일반인 및 경도인지장애 어르신을 대상으로 6개월 동안 치매예방프로그램 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닥터브레인은 현재 전국 보건소, 치매안심센터, 데이케어센터 등 노인관련 시설 약 120여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강영진 가바플러스 부회장(한국인지재활협회 이사장·인지재활지도사 1급)은 "브레인닥터는 2009년부터 개발해 2012년부터는 상용화, 현재까지는 각종 치매예방을 위한 시설에서 활용되고 있고 관련 특허(한국, 미국, 일본)증과 상표등록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7년 치매국가책임제 시행으로 전국 보건소 산하 치매안심센터 256곳에 보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레인닥터는 2011년 KBS방송 사이언스 대기획 인간탐구 기억 3부작 중 '봄날은 온다'에 치매예방 프로그램으로 활용됐으며, 노인 30명에게 3달간 임상실험 결과 인지능력 향상의 효과가 입증됐다. 이 때문에 2013년 생로병사의 비밀 중 신인류의 조건 2부, 늙지 않는 뇌에서 방영됐다. 이와 함께 안산시 뇌졸증·치매 예방사업단에서는 2013년부터 뇌건강 365 프로젝트에 치매예방 인지치료 프로그램으로 매년 연구 및 활용해 성과보고서를 발간했다.
브레인닥터의 특징은 뇌의 영역별 맞춤 문제를 가지고 훈련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신경가소성이론을 기반으로 뇌를 각 기능별로 총 7가지 영역으로 나누고 있는데, 이는 기억력, 주의집중력, 집행능력, 시공간능력, 언어능력, 계산능력 그리고 소리인지력 등이다. 각 영역마다 학습자가 풀 수 있는 문제들이 아주 다양하며, 일상에서 흔히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것들을 문제화시켰기 때문에 손쉬운 접근이 가능하다.
강영진 가바플러스 부회장은 "브레인닥터는 쉬운 사용법과 학습자의 평가 점수에 따라 난이도가 조정 가능하며 학습점수의 변화에 따라 학습 난이도가 자동으로 조절이 되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또한 다른 학습자들과 같이 학습이 가능한 단체학습 기능을 제공하고 있어 여러 사람들이 같이 문제를 풀고, 경쟁을 유도 할 수 있어 두뇌 트레이닝과 재미를 모두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영진 부회장은 이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학습결과에 대한 데이터가 누적되어 관리되기 때문에 학습자의 인지능력 개선 및 유지를 한눈에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브레인닥터는 또한 스마트 기기를 통해 학습을 진행하기 때문에 조작이 쉬워 도움없이 혼자 스스로 학습을 할 수 있으며, 본인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영역에 대해 선택적인 학습이 가능하다. 그리고 관리자 입장에서는 학습 결과에 대한 데이터 관리도 쉬워 학습자 개개인의 결과를 통계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치매는 한 인간의 일생을 뿌리째 앗아가는 무서운 질병이지만 아직 완치약이 없다. 이 때문에 치매 진행을 억제하고 예방에 중점을 두고 있다.이런 점에서 두뇌 트레이닝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중앙치매센터의 2018년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인구는 약 739만명, 이중 추정 치매환자수는 75만명이다. 이에 따른 유병률은 10.16%이며 남성은 36.5%, 여성은 63.5%로 비율이 더 높다. 치매환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여러가지 사회적 문제도 커지고 있다. 특히 가정내 치매 어르신이 있는 가족으로 배우자, 자녀부부, 손주를 가정했을 때 약 375만명이 자유롭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 치매 환자를 돌보기 위한 치매관비용도 매년 증가해 현재는 약 16조로 추산되며, 1인당 2,095만원의 조호비용(추산)이 소요되고 중증일수록 그 비용은 더욱 증가한다.
현재까지 치매는 제대로 된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대처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늘어갈 수 밖에 없다. 지난해 다국적 제약회사 화이자는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치료를 위한 신약을 더 이상 개발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받은 치료제는 4가지(도네페질, 리바스티그만, 갈란타민, 메만틴) 뿐이다. 이들 약은 완전히 치료하는 것이 아닌 증상 발현을 늦추는 의약품이다.
한편 브레인닥터는 개인형, 단체형, 키오스크형, 헬스형 등 다양한 기기로 출시되어 여러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전용기기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보안칩이 내부 보드에 장착되어 있어 외부 침입이 불가능한 제품도 개발되어 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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