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는 동남아, 유럽 등 전세계적으로 홍역이 유행하고 있어 연휴기간 해당 국가로 여행계획이 있는 예방접종 미접종자는 출국 전 접종할 것을 23일 당부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여행객들의 방문이 많은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홍역 유행이 계속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올해 1월부터 3월 27일까지 1560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96%가 예방접종을 받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필리핀의 경우 올해 1월 1일부터 4월 5일까지 신고된 홍역 환자 2만 8362명 가운데 389명이 사망했다. 환자와 사망자 대부분이 5세 미만으로 90%가 백신 미접종자였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같이 홍역 퇴치국 인증을 받았지만, 해외에서 홍역 환자가 들어오는 사례가 이어지며 올해 1월부터 4월 10일까지 382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다. 유럽에서도 2016년 루마니아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 유행이 지속 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해외여행객과 외국인 입국 등으로 홍역 환자가 크게 늘었다. 올해 1월부터 이달 21일까지 확진 신고된 환자만 총 174명이다. 2015∼2018년까지 지난 4년 간 홍역 환자 신고 건수가 연 10건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10배 이상의 수치다.
해외 여행을 갔다온 환자 가운데 홍역 확진 전 방문한 국가는 베트남이 20건으로 가장 많았고, 필리핀 13건, 태국·우크라이나 2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유럽과 대만, 마다가스카르, 캄보디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싱가포르를 방문한 환자도 1건씩 있었다.
다만 질병관리본부는 우리나라의 경우 어린이 홍역 예방 접종률이 1차 97.7%, 2차 98.2%로 높아 대규모 유행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국내 홍역 확진자 중 해외여행 후 귀국한 20~30대 환자 발생이 계속되고 있는 점을 고려, 출국 전 최소 1회 홍역 예방접종을 맞을 것을 권고했다.
원래 홍역 예방접종 권장 일정은 생후 12∼15개월 1차 접종한 후 만 4∼6세에 2차 접종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유행국가 여행 시 12개월보다 어린 생후 6∼11개월 영아라도 1회 접종 후 출국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해외여행 중에는 손 씻기 및 기침예절 지키기 등 개인위생수칙을 준수하고 홍역 유행국가를 방문한 후 입국할 때 발열, 발진 증상이 있을 경우 국립검역소 검역관에게 신고해야 한다. 귀국 후에도 발열, 발진 등의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질병관리본부 콜센터에 문의해야 한다.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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