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학 협력 연구진이 상대적으로 부피가 큰 5G(5세대 이동통신) 안테나까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로 옮길 수 있는 기술을 처음으로 개발했다. 기존 LTE 통신보다 속도가 20배 빠르면서도 스마트폰의 부피와 무게는 더 얇은 차세대 '초슬림 5G 스마트폰'이 구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홍원빈 포스텍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연구진은 동우화인켐, LG전자, SK텔레콤, 키사이트테크놀로지스, 와이테크 등 국내 기업과 공동으로 투명 박막소재를 이용해 휴대폰 안테나를 디스플레이로 옮길 수 있는 '미래형 5G 단말 안테나 시스템'을 개발, 실증했다고 27일 밝혔다. 포스텍과 동우화인켐이 개발한 안테나를 LG전자 스마트폰 제품의 디스플레이에 적용한 뒤, SK텔레콤의 28㎓(기가헤르츠)급 5G기술로 초고주파 무선통신 송수신 효과를 검증한 것이다. 연구 결과는 '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 트랜잭션 온 안테나 앤 프로파게이션'에 게재됐다.
1GB(기가바이트)의 영화 한 편을 1초 만에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5G 통신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LTE보다 20배 이상 속도가 빠르다. 초고주파수를 잡아 사용하는 만큼 송수신 신호의 양도 10배에 이른다. 안테나의 개수와 부피가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따라서 기존 장비를 그대로 사용해 5G 스마트폰을 구현하려면 휴대폰이 더 두꺼워져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안테나를 아예 디스플레이에 내장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안테나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휴대폰 반도체에 기계적으로 탑재됐던 기존 안테나와 달리,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화면이나 액정표시장치(LCD) 등 고화질 화면에서 공간을 차지하지 않고도 수십 개의 안테나를 장착할 수 있다.
홍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신개념 안테나 시스템은 휴대폰의 키패드를 디스플레이로 옮긴 '풀 터치 폰'처럼 안테나를 디스플레이로 옮김으로써 무선 통신 단말기의 물리적 제약을 근본적으로 극복한 기술"이라며 "혁신적인 5G 스마트폰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 5GX랩을 이끄는 박종관 랩장은 "SK텔레콤은 앞으로도 세계 최고 수준의 5G 서비스를 확대하는 한편 신기술 개발에도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송경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