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으로 여름 휴가를 떠난 남 씨는 300달러 짜리(미국 달러) 화장품 2개와 100달러 짜리 향수 60㎖ 1병을 샀다. 모두 합쳐 700달러를 썼지만 남 씨는 관세청에 자진신고를 할 필요가 없다.
술·담배·향수는 일정 한도 내에서는 총 구매액과 별개로 면세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김희리 관세청 특수통관과장은 "전체 구매금액이 600달러를 넘었지만 자진신고 대상이 아니다"라며 "화장품은 총600달러를 초과하지 않았고, 향수는 60㎖들이 1병인 경우 총 구매 금액과 상관없이 별도 면세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ℓ 이하 400달러 이내 주류는 1병, 담배는 1보루(200개비), 향수는 60㎖ 1병까지 면세된다. 한편 김 과장은 "입국 전 해외에서 이미 세금 환급(Tax Refund)을 받았다면 환급받은 세금을 뺀 금액이 자진신고 기준"이라며 "세금 환급을 확인하기 위한 영수증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해외여행·쇼핑이 늘면서 매년 자진신고도 덩달아 늘어나는 가운데 관세청이 여름 휴가철 맞이 자진신고 안내에 나섰다. 자진신고란 해외 여행 중인 개인이 외국이나 국내 면세점에서 기본 면세 한도(600달러)를 넘는 액수로 물건을 산 사람이 자발적으로 한도 초과 신고를 하는 것을 말한다. 2015년 도입된 제도인데 자진신고를 한 사람은 관세 30%를 감면(총 15만원 한도)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나날이 신고가 늘어나는 추세다.
다만, 신고하지 않았다가 나중에 적발되면 세액의 40%를 가산세로 더 내야 한다. 해외에서 3000달러 짜리 선물(술·담배·향수 제외)을 산 후 자진신고를 하면 세금이 37만8000원이지만, 신고하지 않았다가 적발되면 세금이 총 73만9200원으로 오른다. 여기에 2년 이내 두 번 이상 적발된 경우라면 60% 중가산세가 또 따라붙기 때문에 총 84만4800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것이 관세청 설명이다.
'해외여행 열풍' 속에 2015년 당시 9만7587건 이던 자진신고 수는 지난해 15만600건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9만9360건을 기록해 작년 상반기보다 1.54배 늘었다. 관세청은 휴가철 유럽·미국발 비행기가 도착하는 시간대 자진신고 여행자가 몰리는 것을 감안해 이 시간대 세관 인력을 집중 배치해 안내에 나선다.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는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한 실시간 상담 서비스도 열 계획이다. 김 과장은 "평소에도 해외 여행자들은 세관 신고 전에 관세청 홈페이지에서 예상세액 조회를 할 수 있다"며 "신고 관련 자세한 내용도 홈페이지 '여행자 휴대품 FAQ'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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