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 이후 위성항법시스템(GPS) 상 해당지역의 지표 변화가 관측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지난해 포항지진 발생 전후 지표 변화가 GPS 분석을 통해 확인됐다고 25일 밝혔다. 지질연에 따르면 포항 관측소 위치 시계열 자료상 지진이 발생한 시점에서 지진 영향을 받은 지역이 수직으로 약 1cm 상승하는 위치 변화가 발생했다. 국내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GPS 변화가 측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6년 9월 12일 경주지진 규모는 포항 지진보다 컸지만 GPS 상 변화가 발견되지 않았다. 지질연은 "포항 지진의 진원 깊이(4km)가 경주지진때(14km)보다 더 지표면에 가까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질연은 2016년 경주와 2017년 포항 등 한반도 동남권 지진을 분석한 자료집을 이날 공개했다. 포항지진 본진은 길이 7㎞, 폭 3.5㎞ 크기 역단층성 주향이동 단층 운동으로 일어났다. 역단층은 상반이 하반을 위로 올라타는 것을 뜻하며 주향이동 단층은 단층면을 기준으로 좌우 방향으로 미끄러져 움직인 단층이다. 여진은 본진 발생 이후 지난 2월 28일까지 1350회 이어졌다. 여진 위치는 본진을 중심으로 북동·남서 방향에 주로 분포했다. 경사가 거의 수직에 가까운 주향이동 단층 영향을 받았다. 다만 지난 2월 11일 발생한 규모 4.6의 여진은 여느 여진과는 다르게 경사가 동남쪽으로 기울어졌다고 지질연은 분석했다.
포항지진 전후로 일부 지역이 최대 약 6㎝ 솟아오른 것도 관찰됐다. 지질연은 "중·저주파 대역 지진파 에너지가 집중되면서 3∼5층 규모 건축물을 중심으로 피해가 컸다"며 "액상화 등 지금까지 국내 지진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던 다양한 지표변형을 일으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6년 9월 12일 이후 지난 2월 28일까지 총 2232회의 여진이 있었는데 진앙은 본진을 중심으로 북북동·남남서 방향에 분포한다. 지질연은 "한반도 및 주변 지역에 대한 지체구조 발달사나 활성단층에 대한 후속 연구가 절실하다"며 "지진 발생 확률이 높은 고위험군 단층 중장기 모니터링 기술과 지진 조기대응시스템 구축을 위해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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