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차 배터리에 대해 중국 측의 '금한령'이 해제될 조짐이 보이면서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의 중국 시장 진입에 대한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지난 22일 중국 자동차협회는 자동차 배터리 부문에서 한국의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중국 배터리 공장이 '화이트리스트'에 포함됐다고 발표했다. 화이트리스트는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력을 가진 업체들을 열거한 일종의 추천 목록이다.
화이트리스트에 포함됐다고 당장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보조금을 받는 대상이 된 것은 아니다. 실제 LG화학의 배터리를 장착한 두 개의 차종이 보조금 지원대상에서 탈락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그럼에도 화이트리스트에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포함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당국의 입장이 공식적으로 변경됐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줬기 때문이다.
이번 화이트리스트 선정에 따라 굳게 닫혀있던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빗장이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중국은 내년부터 전기차 의무판매제도를 시작한다. 완성차 업체들은 일정 비율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해야 한다. 전기차 판매 비율은 내년 10%, 2020년에는 12%까지 확대된다.
또 중국 정부는 이르면 2020년부터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현저히 낮추든지 아예 폐지하든지 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이에 대한 시장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부터 지방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한도를 중앙정부의 50% 설정해 대당 보조금을 한차례 낮춘 바 있다. 여기에 다음 달 12일부터는 주행거리 300㎞를 기준으로 그 이하의 전기차는 보조금을 낮추고 그 이상의 성능을 보유한 차들은 보조금을 상향한다. 즉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할 때 한국 배터리 업체들에 대한 선별적 제재를 지속할 순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정부가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선택을 통제한다는 것은 무역분쟁 가능성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 "또 중국 내 CATL을 제외하고 한국의 배터리 업체들과 같이 장거리 주행용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는 로컬업체들 역시 매우 제한적이어서 한국산 배터리를 사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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