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 중 1명은 불면증…70대 남성·50대 여성에 많아

한국인 100명 중 1명은 밤에도 잠에 제대로 들지 못하는 불면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10명 중 6명은 50~70대 중장년층으로 남성은 70대 환자가 가장 많았고 여성은 50대 비중이 높았다. 불면증은 1개월 이상 잠들기 어렵거나 잠이 들어도 자주 깨는 일이 한 주에 3번 이상 나타나 낮동안 만성피로와 참을 수 없는 졸음 등을 겪는 상태를 뜻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불면증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가 지난 2012년 40만3417명에서 2016년 54만1958명으로 34.3% 증가했다고 28일 밝혔다. 남성은 2012년 15만2603명에서 2016년 20만9530명으로 37.3%, 여성은 2012년 25만814명에서 2016년 33만2428명으로 32.5% 증가했다.
인구 10만 명당 진료인원 수를 살펴보면 100명 중 1명꼴인 1068명이 2016년 한해 불면증으로 병원을 방문했다.
이정석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불면증은 젊은 사람보다 노인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데, 인구 고령화로 노인 인구가 급증하면서 불면증 진료인원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2016년 기준 연령대별 진료현황을 보면 중장년층 환자 비율이 높았다.
불면증 전체 진료인원 10명 중 약 6명꼴인 59.2%(32만869명)는 50~70대였다. 50대 11만4777명(21.2%), 60대 10만7585명(19.9%), 70대 9만8507명(18.2%) 순으로 진료인원이 많았다. 성별과 연령대를 모두 고려하면 남자는 70대가 4만4114명(21.1%), 여자는 50대가 7만5047명(22.6%)으로 각각 가장 많았다.
고연령으로 갈수록 인구 10만명당 진료인원이 많았다. 80세 이상에서는 100명 중 4명꼴로 불면증을 앓았다. 나이가 들수록 우울증, 불안증과 같은 정신적 문제가 늘어날뿐더러 소화기와 호흡기, 근골격계 등 신체적 질환에 따른 불편함이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환자 수가 증가하고 더워지면 다시 감소하는 계절적 차이도 보였다.
2016년 기준 겨울철(전년도 12~2월) 진료인원은 25만3070명으로 그해 여름철(6~8월) 진료인원 22만4800명보다 12.6% 더 많았다.
불면증 진료비는 2016년 기준 1인당 연간 13만3000원이었고, 환자 대부분인 81.1%는 동네의원을 방문해 진료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불면증에 걸리면 습관적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며, 짧고 단속적인 수면, 얕은 수면, 꿈을 많이 꾸는 수면 등 수면의 양이나 질이 문제가 된다. 전문가들은 불면증을 예방하기 위해 잠자리에서 TV나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기기 사용 등 수면 외의 행동을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또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며 커피, 술과 같이 수면을 방해할 수 있는 음식물에 주의하는 생활습관도 갖춰야 한다.
불면증 치료를 위해서는 여러 수면제와 안정제를 사용할 수 있지만 내성과 금단증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되도록 단기간 사용해야 한다.
[김혜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