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유방암 치료제의 항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로 유럽 시장에 진출한다. 셀트리온은 13일(현지시간)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유방암 치료용 항체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의 판매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허쥬마는 제넨텍이 개발한 세계적인 블록버스터 의약품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로, 오리지널 의약품의 글로벌 시장규모는 8조원이 넘는다.
EMA는 조기유방암과 전이성유방암, 전이성위암 등 허쥬마의 전체 적응증에 대해 판매 허가를 승인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2월 유럽의약품청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허쥬마의 허가승인 권고 의견을 받았고, 사실상 판매 승인을 받은 것처럼 시장 출시를 준비해왔다.
허쥬마는 셀트리온이 유럽시장에 선보이는 세 번째 바이오시밀러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올해는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 '메이드 인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3총사의 해외진출 원년으로, 셀트리온그룹이 세계로 도약하는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셀트리온은 세계 첫 항체바이오시밀러 램시마로 2013년 9월 EMA의 허가를 받았고, 작년 2월 혈액암 치료용 항암 항체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로 두 번째 허가를 따냈다. 램시마는 론칭 후 4년여 간 쌓은 시장경험과 탄탄한 유통망을 기반으로 유럽에서 오리지널의약품인 레미케이드 시장의 49%를 잠식했다. 지난해 상반기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 각국에서 판매중인 트룩시마도 램시마와 비교하여 빠른 속도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이번 승인으로 셀트리온은 영국,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주요국을 포함한 EU 28개국과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이 속한 유럽경제지역(EEA) 3개국 등 유럽 총 31개국에서 별도의 절차 없이 허쥬마를 판매할 수 있게 됐다. 로슈가 판매하는 오리지널 의약품 허셉틴은 작년 한 해 8조1500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유럽시장 규모만 약 2조45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첫 항암 바이오시밀러인 트룩시마가 시장의 의구심을 극복하고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어 후발주자인 항암 바이오시밀러 허쥬마도 비슷한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 3개 항체 바이오시밀러가 노리는 오리지널의약품의 글로벌 시장규모는 약 25조원이다. 전체 바이오의약품 시장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어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램시마가 '퍼스트무버 바이오시밀러' 마케팅으로 확고한 신뢰와 인지도를 확보했고, 트룩시마도 판매 첫 해부터 급격하게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어 세 번째 제품인 허쥬마에 대한 현지 의료진의 기대감이 높다"며 "바이오시밀러 선도 기업으로서 항암제 분야에서도 많은 환자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바이오의약품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찬옥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