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개선된 수치에도 불구하고 비용 증가로 사실상 부진한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다만 5G 조기 상용화 기대감은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내놓은 지난해 이동통신 3사의 4분기 합산 실적 추정치는 매출 13조4711억원, 영업이익 8182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슷하지만 영업이익은 14.80% 오른 수준이다.
영업이익의 개선폭이 큰 이유는 전년 동기 SK텔레콤과 KT의 자회사가 영업손실로 인해 실적이 부진했던 것에 대한 기저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증권사들은 지난해 3분기 대비 3사의 매출은 큰 변화가 없으나 영업이익은 16.79%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에는 9월부터 선택 약정 할인율이 기존 20%에서 25%로 오른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됐다. 또한 선택약정할인은 이통사와 제조사가 분담하는 공시지원금과 달리 할인액 만큼 이통사의 손실로 잡히게 된다.
자료 제공 = 하나금융투자
회사별 실적을 보면 이통 3사 중 LG유플러스만 유일하게 견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의 4분기 실적 시장 추정치는 매출 3조1010억원, 영업이익은 1970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6.85% 상승했다. LG유플러스는 분기 15만명, 연간 5%의 이동전화 신규 가입자가 꾸준히 늘면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IPTV와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성장세가 증가했고 4분기에 고정적으로 발생하는 인건비가 고르게 배분돼 일회성 비용의 발생은 줄었다.SK텔레콤과 KT의 실적 개선은 기저현상에 따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SK텔레콤의 4분기 실적 시장 추정치는 매출 4조4536억원, 영업이익 3647억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3%와 20.79% 늘었다. 하지만 실제 영업이익은 서비스 매출과 마케팅비용 증가로 당초 기대치에 못 미칠 전망이다. 자회사 실적도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눈에 띄는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
KT의 4분기 매출 시장 추정치는 전년 동기에 비해 1.74% 감소한 5조9165억원이다. 영업이익 시장 추정치는 13.31% 오른 2564억원이다. 인건비가 전년 동기보다 대폭 증가했고 평창 동계올림픽 마케팅 비용의 증가가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정지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인건비와 같은 일회성 비용과 성수기를 맞은 주요 자회사들의 마케팅 프로모션 진행으로 전반적인 비용이 증가했다"면서 "특히 지난해 하반기에는 선택약정할인율 인상, 지원금 상한제 폐지 등 주요 규제 변화를 앞두고 가입자를 미리 확보하려는 시장 상황이 반영돼 4분기에도 다소 부진한 실적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이통 3사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칠 예정이나 향후 실적 성장은 기대해볼 만하다. 올해 2월에 예정된 평창 동계 올림픽,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5G가 본격적으로 선보이면서 5G 조기 상용화에 대해 기대감이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5G에 대한 기대감은 높은 상황이나 통신 3사의 멀티플이 역사적 저점 수준에 있는 상황으로 주가가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다"며 "5G는 사물인터넷(IoT)과 더불어 4차 산업의 핵심으로 부각 중으로 통신산업의 장기 이익에 있어 성장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제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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