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비밀리에 인공지능 비서 '알렉사' 기반의 스마트 안경을 개발 중이다. 집에서 사용하는 스피커(에코, 에코닷)가 성공하자 이제 개인용 웨어러블 기기 개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0일(현지시간) 파이넨셜타임즈(FT)에 따르면 아마존은 비밀리에 자사 인공능 비서 알렉사와 연동 가능한 스마트 안경을 개발하고 있다. 아마존이 개발 중인 스마트 안경은 구글 글라스 등 기존 증강현실 안경과 스냅의 스펙타클 등 촬영 기능이 있는 안경과 달리 음성으로 제어하고 '오디오'만을 들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즉, 화면이나 카메라가 없는 스마트 안경이다.
아마존의 일명 '에코 글라스'는 안경 착용자의 요구 사항을 명확히 들을 수 있도록 음파가 두개골에 전도 돼 직접 전달하는 '골전도 방식(Bone Conduction)'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전도 방식을 사용하면 헤드폰이나 이어폰 없이도 내용을 들을 수 있으며 스마트폰 앱을 실행하지 않고도 음성인식 비서(알렉사)에 명령할 수 있다. 이 같은 아마존의 구상이 실현되면 안경이 곧 스피커나 이어폰이 되는 셈이다.
FT는 아마존이 '스마트 안경'을 구상하면서 화면과 카메라를 뺀 이유는 배터리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을 뿐 아니라길거리에서나 자동차 안에서 기존 스마트 안경보다 사용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또 개발 과정이 상당히 단순 해지고 시장 출시 시간이 단축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구글 글라스등 카메라 내장 스마트 안경의 가장 큰 단점인 사생활 침해 논란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경쟁사가 '스마트 안경=카메라'라는 인식을 심어줄 때 아마존은 과감히 이를 빼고 음성인식에 특화된 알렉사의 장기를 극대화한 것이다.
아마존의 '에코 글라스'는 시애틀 본사가 아닌 실리콘밸리(서니베일)에 위치한 '랩126'라는 조직에서 개발 중이다. 랩126는 아마존 알렉사 기반의 에코, 에코닷, 에코쇼 등 하드웨어 기기를 개발하는 전담 조직. 아마존은 이 프로젝트를 위해 구글 글라스 창시자인 바박 파비즈(Babak Parviz) 등 관련 엔지니어들을 대거 채용했다.
FT는 랩126에서 에코 글라스 외에도 '가정용 보안 카메라'를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다. 가정용 보안 카메라는 구글 네스트, 넷기어, 링, 라이트하우스 등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시장. 아마존은 이미 알렉사 에코 기반의 기기들을 확장 중이어서 보안 카메라 시장은 어렵지 않게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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