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로 한해 약 1260만명(2014년 기준)이 진료를 받는다. 국민 4명중 1명꼴로 허리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셈이다. 척추 수술은 한해 15만 5000여건에 달한다.
척추질환이 발생하면 참거나 보존적 치료를 우선하다가 증상에 따라 비수술이나 수술요법을 선택하게 된다. 어떤 환자는 한방치료를 선호하기도 한다. 통증이 생겨도 참거나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숫자까지 추산하면 척추질환은 이제 국민질환이 됐다. 치료방법도 그 만큼 다양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척추수술도 진화하고 있다.
척추질환은 크게 척추관협착증과 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으로 나뉜다. 추간판탈출증은 척추 뼈 사이에 존재하는 물렁뼈 조직인 추간판이 튀어나오면서 신경을 건드려 통증을 야기하는 질환이다. 척추관협착증은 나이가 들면서 뼈 사이의 관절부위나 인대가 두꺼워지면서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추간판탈출증은 거의 대부분 수술하지 않고 완치되지만, 척추관협착증은 보존적 치료와 함께 수술 또는 시술(비수술)로 치료한다.
그 동안 치료가 꼭 필요한 추간판탈출증은 주로 내시경술로 이뤄졌다. 척추관협착증은 전신마취를 통한 절개수술 또는 나사고정 수술이 전통적인 방법이다. 기존 수술법은 수술부위의 인접마디 변성이 잘 일어나 또 다른 통증을 유발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척추관협착증 수술은 디스크질환에 적용돼 오던 내시경치료가 응용되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절개수술 및 전신마취를 하지 않고 치료가 가능해졌다.
내시경을 접목한 내시경시술은 신경성형술, 풍선신경확장술, 경막외강내시경술(꼬리뼈 내시경치료술), 내시경 레이저, 고주파 수핵성형술, 미세현미경 수술 등 치료방법과 사용하는 수술도구에 따라 수술명칭이 다양화됐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눌려 있는 것을 내시경을 넣어 병변을 보면서 치료한다는 측면에서 기존 절개수술보다 진일보한 것이다.
신경성형술은 지름 1.2㎜, 길이 40~50㎝의 가는 관(카테터)을 디스크가 튀어나오거나 척추가 달라붙어 통증을 일으키는 부위에 넣은 후, 유착 방지제 등을 뿌려주는 것이다. 미세현미경수술은 현미경으로 수술부위를 크게 확대해 볼 수 있어 피부를 2cm 내외만 잘라도 안전하게 수술할 수 있다. 절개 부위가 적어 등(허리)근육과 혈관이 손상될 위험이 낮고 척추 뒤 뼈를 조금만 제거한다. 내시경 레이저는 칼 대신 레이저로 튀어나온 디스크를 태워 없애는 방법이다. 고주파술은 고주파 장점을 최대한 살린 시술법이다. 경막외내시경, 경막외 신경감압술 등은 카테타를 이용한 시술이고, 고주파 수핵성형술은 바늘을 이용한다.
그러나 일부 내시경술은 효과를 놓고 논란이다. 안전성은 있지만 재발률은 논란거리라는 얘기다. 예를 들어, 풍선을 넣어 눌린 신경을 펴주는 풍선신경확장술은 일시적인 혈류개선만 치료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병변을 제거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발전하고 있는 척추관협착증의 치료법은 '단일통로 협착증 내시경 시술(PESS)'로 까지 진화했다. 이 시술법은 다나은신경외과 정택근 대표원장이 개발한 것으로 0.5cm에 불과한 유니포트, 즉, 환부까지 이르는 오직 한개의 통로만으로 내시경과 치료기구를 함께 삽입해 협착증 병변을 제거하는 새로운 시술법이다. 이는 미국이나 일본 등 의료선진국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로 현재 특허출원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척추관협착증의 내시경 치료는 환부까지 복수의 통로를 통해 한쪽은 내시경을, 다른 한편은 수술기구를 삽입해서 치료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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