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보급형 전기차 '모델3'가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에서도 보조금을 받으면 2000만원대로 구매 가능할 것으로 예상돼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2일(현지시간) 2분기 실적 보고에 따른 컨퍼런스 콜에서 모델3를 일평균 1800대씩 주문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연간 계약 65만대 달성도 가능하다는 추정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주 모델3 첫 인도식에서 이 차량의 사전 주문이 50만대를 돌파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테슬라 모델3의 인기 비결은 저렴한 가격에 있다. 현재 국내서도 판매 중인 '모델S'의 판매가가 9000만원대부터 시작하는 반면 모델3는 3만5000달러(한화 3949만원)에서 시작한다. 모델3가 내년 국내에 출시되면 보조금을 받아 2000만원대에 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합리적 가격에도 테슬라 전기차 기술이 모두 녹아있다는 것은 또다른 장점이다. 테슬라 모델3는 1회 충전으로 338km를 달려 현대차 아이오닉 주행 거리(191km)를 훌쩍 뛰어넘는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6초가 채 안 된다. 2000만원 대로 살 수 있는 국내 준중형 세단의 제로백이 9~10초대라는 걸 고려하면 압도적인 주행력이다. 또 테슬라의 다양한 자율주행 기능들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풀옵션을 장착하면 테슬라 모델3의 가격은 5만9500달러가 된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주문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테슬라의 자동차 양산 능력은 연간 7만~8만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테슬라는 내년부터는 모델3를 포함해 연 50만대를 만들어내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테슬라가 한국에 판매하고 있는 모델S의 경우 환경부가 보조금 지급에 대한 규정을 개정하기로 하면서 구매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모델S의 75D 사양 같은 경우 9945만원에 판매되고 있는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이 나올 경우 구매지역에 따라 7000만원대까지 가격이 내려간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이 4.4초 밖에 걸리지 않는 스포츠 세단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매력이 커진 셈이다.
그러나 아직 정부의 보조금 정책이 확정되지 않았는 점이 문제다. 고가 자동차에 대한 보조금을 국민세금으로 지원하는 것이 옳으냐에 대한 이견들이 정부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전기차 보조금은 환경성 개선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지급에 있어서 차량가격 제한을 두는 것이 합당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소득층일수록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대형 차량들을 구매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들에게도 친환경 전기차 구매를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행정예고기간에 의견들을 취합해 9월 이후 보조금 정책 개정안을 최종 확정해 공포할 예정이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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