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4차 산업혁명이 기존 경쟁환경 와해"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현지시간) "5G, 4차 산업혁명,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융합 등 새로운 혁신이 기존 경쟁 환경을 와해시키고 있다"며 "불행히도 이런 추세는 지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권 부회장은 이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한 유럽 대표 행사인 플레이북 조찬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또 "지속적인 기술 발전과 혁신으로 첨단기업들이 역동적이고 경쟁적이면서 상호연관된 IT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 부회장은 "이런 생태계가 예측하기 어려운 복잡한 글로벌 비즈니스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며 "그 결과 지난 10년동안 글로벌 기업들은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불확실성에 직면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도태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조사를 토대로 최근 글로벌 기업의 평균 수명이 1970년의 절반 수준인 약 30년에 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우 향후 5년간 현존 기업의 퇴출 가능성이 30%에 달하고 이 가능성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 부회장은 하지만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이런 복잡한 글로벌 비즈니스 시스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기업 수명 단축을 가속화시킬 것을 우려했다.
이날 행사에는 세실리아 말름스트롬 EU 집행위의 통상부 집행위원을 비롯해 EU 의회측 통상, 고용, 연구혁신, 국제관계 등의 관련 인사들과 싱크탱크, 주요 기업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권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그동안 산업 생태계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친 EU의 성과에 대해 높게 평가하면서 EU 정책 입안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정책 입안자들이 IT 산업에 대한 규제를 시행하는데 있어 신중을 기해 줄 것"을 요청하면서 "EU의 단일시장 통합 체제가 아니었으면 기업들은 유럽 내 각국의 각종 무역협정에 직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