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달 탐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을 중심으로 한 국제달탐사연구단이 오는 2030년까지 달에 유인 기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우주 개발 다변화를 위한 문 빌리지 국회 포럼'에서 버나드 포잉 국제달탐사연구단 연구책임자(유럽우주국 박사)는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 등 우주 선진국을 중심으로 우주 현장 자원을 활용한 문 빌리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은 조경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이 주최하고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국제우주탐사연구원이 주관했다.
이날 포럼에서 포잉 박사는 "일단 달에 유인 기지를 조성하려면 궤도선과 착륙선을 통해 달에서 로봇을 활용한 각종 토질 조사를 거쳐야 하고 이후 거주 환경에 필요한 기지 건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3년 유럽우주국이 쏘아올린 '스마트-1' 위성을 비롯해 다양한 국가의 위성들과 달 궤도·착륙선이 현재까지 달 토양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달 표면의 용암(라바) 흔적을 확인하고 극지 주변에서 얼음이 분포하는 사실도 확인해 냈다. 특히 달 표면을 굴러다니며 각종 토질을 채집·분석하는 '로버' 활약에 힘 입어 지구에서도 달 표면의 토질과 유사한 환경을 찾아 그곳을 중심으로 기지 건설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포잉 박사는 "지금까지 24명의 우주비행사들이 달에 직접 다녀왔다"며 "이들이 달 현장에서의 생존과 통신, 로봇과의 공존 등 다양한 주제를 연구 중"이라고 전했다.
실제 달에 기지를 건설하는 것은 달에 있는 자원을 직접 활용하는 형태로 진행될 전망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많은 관건이 남아있다. 이날 주제발표를 한 신휴성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극한건설연구단장은 "지구에서 모든 건설장비와 자재를 달에 보내서 기지를 짓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지 자원을 직접 가공한 후 기지를 건설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ISRU(In-Situ Resources Utilization)'라고 불리는 '우주 자원 현장 활용'이 문 빌리지 조성을 위한 핵심 기술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가간 협업은 필수다. 신 단장은 "우주 발사체와 위성 개발에 있어서는 각국이 보안 등을 이유로 자국의 기술을 공유하려 들지 않지만 우주 탐사에 관해서는 모든 것이 개방돼 있는 편"이라며 "한국은 아직 미국이나 유럽, 일본에 비하면 탐사 부문 기술이 미진한 만큼 국제 공동 연구에 적극 참여해 관련 기술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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