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 인터넷(IP)TV 셋톱박스 '기가지니'를 선보이며 국내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을 경쟁 체제로 바꿨다. 기가지니는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통해 새로운 탄생을 준비하고 한다. KT 인공지능 사업을 총괄하는 백규태 서비스연구소장은 지난 16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현재 지니를 사용하는 고객들 반응을 체크해 기술 고도화와 서비스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며 "기능을 대폭 업그레이드해 매달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 소장에 따르면 기가지니에는 먼저 인터넷쇼핑과 같은 커머스 기능과 실시간 포털 검색 서비스가 추가된다. 백 소장은 "다른 사업자와 제휴하는 방식으로 커머스와 포털 기능을 추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집에 기가지니를 하나만 놓고 있어도 각 방에서 명령을 내릴 수 있는 별도 기기를 개발 중이다. 백 소장은 "침실, 부엌, 화장실에서도 거실에 있는 기자지니에 명령을 내리면 훨씬 더 편리해질 것"이라며 "부착형이나 휴대형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KT 웹툰 사이트 '케이툰'을 접목한 웹툰 보기 서비스도 추가된다. 기가지니에 명령을 내리면 TV에서 슬라이드쇼 형태로 웹툰을 볼 수 있는 서비스다.
기술 고도화 작업도 가속화한다. 기가지니 대화 수준을 끌어올리고 내장 카메라와 스피커를 통한 음성·영상 분석으로 사람을 알아보는 기능도 추가된다. 백 소장은 "지금은 사용자를 수동으로 등록해야 하지만 앞으로 사용자별 성문(聲文)과 얼굴 인식을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을 활용한 이상 감지 기능도 추가된다. 사람과 동물을 구분하는 것은 물론 수상한 움직임이 감지되면 사용자에게 위험 상황을 알려준다. 기가지니 대화 능력도 그에 맞게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고 있다. 백 소장은 "일상적 대화나 지시에 대한 응답은 어느 정도 가능하기 때문에 문맥과 화자 의도를 파악해 대화하는 능력을 갖추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 금융, 부동산 등 서비스도 접목할 계획이다. 백 소장은 "집에서 자기 계좌 정보를 확인하고 금융상품에 가입하거나 부동산 물건을 안내받는 서비스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로보어드바이저와 부동산중개사가 TV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최근 출범한 K뱅크와 협력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백 소장은 "황창규 회장이 CEO 메일에서 올해 기가지니 가입자 50만 달성을 강조하는 등 인공지능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얼마 전에는 기가지니를 뛰어넘는 새로운 지니를 만들라는 지시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홈 사물인터넷(IoT) 허브 역할을 하는 기가지니와 별도로 사무실용 '오피스지니'를 4분기에 선보일 계획"이라며 "오피스지니는 영상회의 시스템 등 사무용 기능을 추가한 기가지니2.0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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